인기 기자
(영상)카카오뱅크, 금융주 '왕좌' 뺏기나
KB금융지주 턱밑 추격…상장 준비 케이뱅크 영향 촉각
2022-01-10 16:43:38 2022-01-10 16:43:38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금융대장주'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이 24조원대로 쪼그라들면서 KB금융(105560)과의 시총 격차는 3000억여원으로 급격히 좁혀졌다. 가계대출 규제로 영업이 크게 위축된 데다 내달 보호예수가 풀리는 기관들의 대량 물량출회 우려, 임원들의 잇딴 스톡옵션 행사 가능성 등 악재가 겹치면서다. 이제 막 상장을 위한 첫 단추를 끼운 케이뱅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10일 전 거래일보다 7.1% 내린 한 주당 5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총은 24조3282억원으로 전날 대비 1조8055억원, 상장 첫날인 8월6일(33조1661억원) 대비 7조324억원 감소했다. 이날 KB금융의 주가는 3.8% 올라 시총은 24조337원으로 평가됐다. 이로써 두 회사의 코스피 시가총액순위 각각 14위와 15위를 기록, 차이는 2945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카카오뱅크가 계속 대장주 지위를 이어갈지에 대해선 관측이 엇갈린다. 우선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 사업이 크게 위축돼 있다. 중금리대출 취급을 위해 고신용자 대출을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올해도 중단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얼어붙으며 관련한 투자 매력도 크게 줄었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중 비대면 주담대를 출시할 예정이지만, 호응 여부는 불투명하다. 한국은행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가계대출이 더 조여지는 효과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뿐만 아니라 인터넷은행들은 무엇보다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대안신용평가 능력을 시일 내에 입증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면서 "중금리대출 비중 확대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을 보면 기존 은행들과의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기관투자자들에게 3602만주를 배정했는데, 이중 36.81%인 1326만주가 내달 6일 6개월 의무보유 확약이 해제된다. 지난해 9월 우정사업본부가 1조원 규모의 지분 매각으로 주가는 휘청거린 바 있다. 카카오페이 임원들이 최근 보유 주식을 대량 매각한 점도 주주들의 우려를 높인다. 현재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스톡옵션 52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적정 가치를 찾는 카카오뱅크의 과정을 보면서 시장에서 평가하는 케이뱅크의 가치는 이전보다는 위축된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주가를 인터넷전문은행의 기업가치 평가의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케이뱅크는 지난 7일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하면서 상장을 위한 여정을 시작했다. 다음달 중 주관사단을 선정할 예정으로 올 하반기 상장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활용한 카카오뱅크와 달리 유례없는 암호화폐, 신용대출 시장 호황에 케이뱅크가 성장했다고 판단되는 만큼 달라진 시장 상황에서 어떤 성장성을 보여줄 지도 관심사다. 이미 카카오뱅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4.47배로 0.5배에도 못 못미치는 다른 금융지주들보다는 높지만 10배를 넘던 과거보다는 크게 줄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PBR 5배 적용시 케이뱅크의 시총은 8조5000억원"이라고 전망했다. 장외시장에서는 이날 기준 7조8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고객센터의 모습. 사진/뉴시스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