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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메타버스와 봉이 김선달
2021-11-18 06:00:00 2021-11-18 14:16:45
"아빠, 마인크래프트 하고 싶어"
 
2017년에 태어난 다섯 살 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이다. 조막만한 손으로 닌텐도 게임을 하는 모습에 감탄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다. 마인크래프는 또 무엇인가. 포털사이트에 검색해보니 메타버스 기반 게임으로 초등학생들에게 인기라고 한다.
 
게임 속 가상의 공간에 친구들과 만나 원하는 건물을 짓고 놀기도 한단다. "싸이월드 미니홈피 같은 것인가"라는 상상을 해볼 뿐이다.
 
메타버스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는 모호한 상태다. 메타버스는 실제 우리가 사는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로 가상세계, 즉 현실 속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현실세계처럼 느껴지는 가상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대화를 하거나 쇼핑을 즐기는 등 현실세계와 동일한 활동이 가능한 공간을 의미한다.
 
대체 불가 토큰(NFT, Non Funible Token) 역시 메타버스의 핵심 엔진으로 떠오르고 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서 디지털 자산에 고유한 아이디(ID)와 소유권을 부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련번호 같은 고유 인식 값을 부여하기 때문에 복제나 위·변조를 막을 수 있다. NFT가 가진 '소유권' 특성 때문에 메타버스 내에선 필수재로 꼽힌다. 가상공간에서 건물을 짓고 임대수수료를 받을 수 있고, 제작된 옷이나 액세서리도 NFT화돼 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처럼 메타버스 열풍도 튤립버블(거품)에 비교되고 있다. 튤립버블은 네덜란드에서 일어난 최초의 자본주의 투기 현상으로, 귀족과 신흥 부유층이 튤립에 경쟁적으로 투자하며 1개월만에 약 50배 이상 가격이 급등한 사건이다.
 
닷컴 버블도 단골 비교 대상이다. 인터넷 관련 분야가 성장하면서 산업 국가의 주식 시장이 지분 가격의 급속한 상승을 본 1995년부터 2000년에 걸친 거품 경제 현상이다. 인터넷 기술의 등장 초기에 너무 과한 장밋빛 전망을 그리다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고 등을 돌렸다. 그와 동시에 벤처기업들의주가가 폭락했고, 수많은 벤처기업들이 파산했다.
 
메타버스가 새로운 미래가 될 것인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런 기술들에 대한 회의론적 시각도 여전하다. 현재 수준의 가상 체험은 지난 수십년간 이용자들이 즐겨온 게임과 채팅을 뛰어넘기는 사실상 어렵다.
 
주식투자 전문가들은 "메타버스가 어렵다면 내 것이 아니다 생각하고, 실적 중심의 낙폭 과대 종목에 눈을 돌리라"고 조언하다. 실제로 메타버스 사업이나 실적이 실체화되지 않았음에도 게임·미디어 기업이 언급만 해도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산업 측면에서 메타버스 사업은 아직 '봉이 김선달'에 가깝다.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 먹었다는 설화도 '물은 상품이 아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물을 돈 주고 사먹게 될 줄은 누가 알았으랴.
 
닷컴버블의 폭풍 속에서 태동한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 구글, 아마존 등 벤처기업들은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수 많은 메타버스와 NFT, 암호화폐들도 '적자 생존'의 과정을 거칠 것이다. 그 과정의 결과가 산업의 헤게모니를 대이동시키고, 우리 삶에 깊숙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라면 눈을 돌리는 것 만이 최선일까 생각해본다.
 
이종용 온라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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