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공협 "대중음악 공연, 잠재적 범죄로 보는 시각 멈춰야"
정부로부터 '코로나 공연 지침 요청' 1년 반 가량 묵살
"한국 대중음악 공연 세계 최고 방역수준에도 차별받아"
입력 : 2021-09-08 15:51:40 수정 : 2021-09-08 15:51:40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대중음악 공연을 비말전파 위험군, 잠재적 범죄 행위로 보는 시각이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오늘 저희는 또 하나의 소상공인이자 또 하나의 국민으로서 이 자리에 나온겁니다."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이하 음공협)가 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관계 당국에 무너진 대중음악 공연산업에 대한 명확한 해결 방안 마련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고사 직전에 처해 있는 공연업계 상황을 성토했다.
 
이날 음공협 관계자들은 "1년 반 가량 관계 부처를 돌아다니며 '정부 차원 코로나 공연 지침'을 요청했으나 '민간이 알아서 하시라'는 대답 외 대화조차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됐다"며 "케이팝의 핵심 매개인 대중음악 공연은 이미지만 소비됐다"고 밝혔다.
 
한국 대중음악공연을 이끌어가는 40여 개 회사를 대표해 본부 엔터테인먼트 유승호 대표가 성명서를 발표했다. 유 대표는 "지난 1년 반 이상 아무런 영업 활동을 하지 못한 채, 정부의 코로나 19 방역 조치에 최대한 협조하며, 고통과 희생을 감내해 왔지만, 내려진 결과는 매출 90% 감소뿐 아니라 강제적인 취소 및 연기로 인한 줄도산과 폐업"이라고 밝혔다.
 
음공협은 대중음악공연 종사자들은 그간 정부의 일관되지 않는 방역지침으로 막대한 피해와 보호조차 받고 있지 못한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며, 대중음악공연산업의 붕괴는 곧 공연 기획, 제작사뿐 아니라 프로덕션 업체와 종사자, 무대 위에 출연자들까지도 피해를 입게 됐다고 밝혔다. 
 
음공협은 그간 공연 현장에서 정부, 지자체 실무자의 끊임없는 요구와 지적에도 모두 순응하며 개선했고, 높은 방역 체계를 선보여 왔다고 밝히며, 이러한 인내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체 없는 공포심과 자극적인 언론 문구에 휘둘린 정부, 관계 부처, 지자체의 태도에 유감을 표했다.
 
지난해 음공협 협회장인 MPMG 이종현 프로듀서는 "한국의 대중음악 공연장은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방역 수준을 지키고 있음에도 클래식, 뮤지컬 등 다른 공연과 차별받아왔다"고 했다.
 
일례로 MPMG가 올해 중순 진행한 '뷰티불 민트 라이프' 페스티벌은 총 5단계 방역 절차를 거쳤다. 자가 진단키트부터 거리두기, QR체크, 열화상 카메라, 마스크 착용은 물론이고 수억원을 들여 체육관과 돔 등 대형 공연장 방역을 2시간 마다 진행했다. 수백명의 인원을 투입시켜 관객들의 방역 수칙까지 관리했다.
 
이 프로듀서는 "당시 정부로부터 의료진이나 행정 지원을 해달라는 요청은 묵살당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은 요청에도 대화에 임하지 않은 분들에게 그 자리의 이유를 되묻고 싶다. 하루빨리 책임 있는 자세로 대화의 장을 만들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긴급 기자회견. 사진/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현재 미국과 영국 등 해외를 중심으로는 대중음악 공연과 페스티벌이 코로나 전과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가수들의 내한 공연과 K팝의 해외 공연을 주로 맡아온 김형일 라이브네이션코리아 대표는 "현재 해외에서 공연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유는 각 국가의 정부에서 명확한 매뉴얼을 제공했기 때문"이라며 "향후 공연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선 미리 전문가들과 소통하고 준비해야 한다. 반드시 업계와 정부 사이 소통의 창구가 마련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음공협 관계자들은 '정부의 백신 이후 대책 상황'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게 없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종현 프로듀서는 "백신을 맞을 수 없는 기저질환자나 알러지가 있는 분들을 위해서는 PCR 검사 등이 병행돼야 하고 차별 없이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한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플랙스엔코의 신원규 대표도 "대중음악 공연장 내에서는 비말 확산이 클 것이라는 단순한 논리만을 가지고 관객들마저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하고 있는 이러한 상황이 안타깝다"라며 "이러한 자세가 바뀌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정부가 최근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 음공협 측은 이날 유감을 표했다.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이 계획에 따라 조용필, BTS, 이문세, 싸이, 서태지, 이승환 등의 대형 한국 가수는 물론, 마이클 잭슨, 폴 매카트니, 콜드플레이, 엘튼 존, 마룬5 등이 서왔던 대형 무대가 향후 5년간 다른 대체 시설 찾기에 나서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형일 라이브네이션코리아 대표는 "공연업계는 티켓 판매대금의 8% 요율을 할부대관료로 제공하고 있어 경기장 운영에 기여하고 생각해왔음에도 논의 없이 진행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사례로도 정부가 대중음악 공연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그 시선이 느껴지지 않나 생각한다"고 짚었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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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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