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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싱크홀’ 김혜준 “잠깐 웃음 줄 수 있다면 감사”
“재난 상황 안에서 유쾌하고 참신함 매력적인 영화”
2021-08-09 15:36:29 2021-08-09 15:36:29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우 김혜준은 영화 ‘미성년’, ‘변신’ 그리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리즈 등을 통해 지금까지 진중한 캐릭터를 주로 보여줬다. 하지만 이번 영화 ‘싱크홀’에서 김혜준은 어설픈 사회 초년생으로 변신해 관객들에게 웃음을 줬다. 김혜준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시기, 관객들이 ‘싱크홀’을 통해 잠깐이라도 웃을 수 있기를 바랐다. 
 
영화 ‘싱크홀’은 서울 입성과 함께 11년 만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가장 동원(김성균 분)이 자가 취득을 기념해 직장 동료들을 집들이에 초대하지만 순식간에 빌라 전체가 땅 속으로 떨어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김혜준은 싱크홀 안팎에서 열정과 의욕을 불태우는 3개월 차 인턴 은주 역을 맡았다. 
 
영화는 자연과 도심 속 거대한 웅덩이를 만들어내는 ‘땅 꺼짐’으로 일컬어지는 싱크홀을 소재로 다뤘다. 김혜준은 재난 영화 중에서도 싱크홀을 다룬 영화가 없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소재 자체가 신선했다”고 말했다. 또한 “소재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상황이 펼쳐지고 그 안에서도 유쾌하고 참신함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고 밝혔다. 
 
3개월 차 인턴사원 은주는 아직은 모든 것이 낯설기만 해 상사의 눈치를 보지만 주어진 일은 최선을 다해 해내는 끈기 있고 야무진 면모를 지니고 있다. 은주는 직장 상사 동원의 자가 취득을 축하하기 위해 집들이에 갔다가 빌라 한 동과 함께 싱크홀 아래로 추락한다. 일촉즉발의 위기의 순간에서 숨겨왔던 에이스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해 지하 500m 아래 싱크홀에서 펼칠 고군분투와 활약을 펼친다. 
 
김혜준은 회사 생활을 하는 은주에게 많은 공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나 역시도 사회 초년생을 겪어서 공감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속해 있는 회사 안에서 미숙하고 부족한 모습이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고군분투하고 철두철미 한 친구라고 생각했다”며 “사회 초년생이다 보니 긴장해서 삐걱되면서 나오는 모습이 어수룩하게 보일 수 있다. 그래도 야무지고 의지가 강한 친구”라고 설명을 했다. 
 
그는 “영화사에 막내 인턴을 소개를 받았다. 같이 밥도 먹고 이야기를 하면서 입사 전후의 차이점, 고충이나 이런 것들을 물어봤다”며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경험하지 못한 회사 생활, 막내 이야기를 많이 듣고 은주를 연기하는데 참고를 했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에 대해 “취업을 해서 뭔가를 이뤘다고 기뻐하는 것도 잠시, 다시 시작이라고 느낄 때 자신이 작아지는 느낌을 느낀다고 했다”며 “사회 초년생이 느끼는 감정에 공감을 했다”고 전했다. 
 
영화 '싱크홀' 김혜준 인터뷰. 사진/쇼박스
 
김혜준은 ‘싱크홀’에서 은주 역을 맡아서 코믹한 연기뿐 아니라 고강도 액션을 펼치기도 했다. 코미디 연기에 대해 “평소에도 코미디 연기나 남에게 웃음을 줘야 하는 연기를 가장 난이도가 높다고 생각했다”며 “해보니 아니라 다를까 어려웠다. 많이 헤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코미디 대가 선배들과 함께 하면서 얻어 걸린 것도 있다”고 말했다. 액션 연기에 대해 그는 “액션 강도가 높고 낮음을 떠나 힘들다. 현장에 스턴트 배우도 있고 안정하고 체계적으로 짜여 있었다”며 “하다 보니 재미있었다”고 했다. 
 
무엇보다 김혜준은 지각이 흔들리는 상황을 만들어준 세트로 인해 연기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다. 제작진은 싱크홀 발생 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대규모 암벽 세트를 제작했다. 건물이 무너지며 발생하는 흔들림을 전달하기 위해 짐벌 세트 위에 빌라 세트를 지었다. 김혜준은 그는 “지진처럼 집이 흔들리고 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어서 걱정을 했다. 실제 세트에 가면 지각이 흔들리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며 “그런 상황들이 연기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김혜준은 “재난 상황을 경험한 적이 없다 보니까 재난이 발생할 때 어느 정도 공포를 표현하고 두려움을 느끼고 리액션을 해야할 지 정하고 맞추는 것이 까다로웠다”고 말했다. 또한 “개인적으로 물 속이 힘들었다. 추위를 많이 타서 그런지 물이 따뜻하지 않아서 고생했다”며 “그래도 한 장면이 끝이 나면 배우 개인 욕조에 따뜻한 물을 채워줬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한 함께 호흡을 맞춘 차승원, 김성균, 이광수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김혜준은 “차승원 선배는 여유에서 나오는 카리스마가 있다. 모두를 아우르는 포용력을 가지고 있어서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또한 “성균 선배는 전작들이 무서워서 겁을 먹었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보니 가장 편했다”며 “수직적인 관계가 하나도 없이 친구처럼 너무 편안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광수 오빠는 현장에서 소통을 많이 했다. 덕분에 현장 적응을 금방 할 수 있었다”며 “연기적인 부분을 떠나 현장을 대하는 태도 등을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영화 '싱크홀' 김혜준 인터뷰. 사진/쇼박스
 
김혜준은 선배 배우들을 만나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자신이 바뀌는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데뷔 때 한석규 선배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현장에서의 모습을 보면서 ‘좋은 사람이 좋은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가 될 수 있다’고 느꼈다”며 “직업적인 가치관이 많이 바뀌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김혜준은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사람의 기준에 대해 “좋은 사람이라고 마냥 착한 건 아니다. 무조건적인 배려를 하는 것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남의 입장에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혜준은 ‘킹덤’을 찍을 당시 배두나를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진짜 인간적이고 자상한 모습에서 나오는 따뜻함을 느꼈다”며 “그런 것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현장에서 광수 오빠를 통해서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연기를 바라보는 열정을 많이 배웠다”고 했다. 
 
특히 김혜준은 “항상 느끼는 것은 믿음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며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배우로서 그냥 믿고 볼 수 있는 배우, 불안하지 않고 보고 싶은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끝으로 “아무래도 시기가 힘들고 답답하고 속상한 때다. 영화도 재난 상황이지만 이겨내고 희망적이다”며 “유쾌하고 재치 있게 그리고 있어서 영화를 보면서 잠깐이라도 웃음이라도 줄 수 있고 느낄 수 있다면 감사할 것 같다”고 했다. 
 
영화 '싱크홀' 김혜준 인터뷰. 사진/쇼박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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