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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횡포, 자생력이 답)③토종 앱마켓 원스토어·갤럭시스토어, 더 늦기전 반격 전략 짜야
2021-06-10 06:00:20 2021-06-10 06:00:20
[뉴스토마토 김진양·배한님 기자] 구글과 애플 앱마켓의 대안은 있다. 바로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와 갤럭시스토어다. 양대 마켓에 밀려 존재감이 미미했던 원스토어와 갤럭시스토어가 최근 인앱결제 강제와 높은 수수료율에서 벗어날 탈출구로 떠오르고 있다. 토종 앱마켓 역시 이 틈을 타 플랫폼-개발사-소비자 상생 정책을 내세우며 시장 점유율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만 지나치게 벌어진 시장 격차를 큰 폭으로 줄이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원스토어 창립 5주년 인포그래픽. 사진/원스토어
 
연내 상장을 앞둔 원스토어는 구글과 애플을 대체할 앱마켓으로 가장 먼저 거론된다. 한국에서 구글플레이 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원스토어 지분을 갖고 있어 자급제나 알뜰폰을 제외한 통신3사의 단말기에 원스토어가 선탑재돼 있기도 하다. 
 
원스토어는 개발사와 소비자 양측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정책을 펴며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개발사에는 지난 2018년 7월부터 업계 불문율로 취급됐던 30%의 앱마켓 수수료를 20%로 낮췄다. 아울러 인앱결제가 아닌 자체 결제 시스템을 사용할 경우 수수료를 5%로 대폭 낮추기도 했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월 거래액 500만원 이하의 사업자에 대해 50%의 수수료 감면 정책도 시행 중이다. 소비자에게도 결제 할인 정책을 적용했다. 원스토어는 매일 10%의 국내 통신 3사 멤버십 할인을 제공하고, 할인쿠폰이나 캐시백 이벤트 등으로 구글과 애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낮은 가격 정책을 펼친 결과, 원스토어의 거래액은 지난해 4분기 기준 11분기 연속 성장하며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빅데이터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2021년 1분기 원스토어의 거래액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5.2%로 글로벌 앱마켓의 성장률(7.9%)보다 4.5배 높았다. 
 
상장을 앞두고 두 차례 연속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지난 3월 KT와 LG유플러스가 26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한 데 이어 지난 1일 마이크로소프트와 도이치텔레콤으로부터 1500만달러(한화 약 168억원)를 투자금을 받기도 했다. 
 
원스토어는 고과금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데도 성공했다. 원스토어가 지난 2020년 초 외부 시장조사기관에 의뢰해 진행한 소비자 조사 결과, 2019년 기준 월 5만원 이상 결제하는 게임 유저 중 약 70%가 원스토어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0만원 이상 고과금 이용자가 원스토어를 이용하는 비중은 2018년 54.3%에서 2019년 71.2%로 16.9%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원스토어의 점유율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1.4%였던 원스토어가 한국 앱마켓 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액 비중은 2020년 11.7%로 0.3%p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2021년 예상치도 11.8%로 지난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삼성전자(005930) 갤럭시스토어도 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출시된 국가라면 모두가 갤럭시스토어의 활동 반경에 포함된다. 하지만 갤럭시스토어의 존재감은 해외는커녕 국내에서도 미미해 제대로 된 시장점유율조차 확인되지 않는 실정이다. 
 
 
사진/갤럭시스토어 홈페이지 갈무리
 
개발사들은 토종 앱마켓이 좀처럼 시장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이유로 타 앱마켓 대비 부족한 경쟁력을 꼽는다. 앱마켓 입점을 위해 앱을 추가로 개발해야 하는 부담도 있는 데다 획기적인 소비자 유인책을 내놓지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스토어가 11~12% 언저리의 점유율을 유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토종 앱마켓이 아직까지 주요 해외 앱을 유치하지 못하는 것도 소비자를 모으지 못하는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 원스토어에는 넷플릭스나 스포티파이 등 주요 글로벌 앱이 입점돼 있지 않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구글 정책 발표 이후 입점 문의가 크게 늘어 웨이브, 플로우, 벅스 등 국내 대형 콘텐츠 앱이 다수 들어왔다"면서도 "글로벌 앱은 아직 유치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렇듯 원스토어가 아직까지 한국 시장에서만 통용되다 보니, 앱 스토어를 통한 해외 진출도 어려워 해외 앱마켓의 대안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이런 상황에서 원스토어 측은 지금까지 마련한 혜택을 대중화하는 것이 일단 현재의 소비자 모집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현재 두 가지 소비자 유인책이 있는데, 대형 콘텐츠 앱을 유치하는 것과 고객 단에서 현재 제공하고 있는 혜택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원스토어가 글로벌 마켓으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을 지금이라도 적극 구상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미나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정책실장은 "스타트업들은 국회가 구글 인앱결제 강제를 막아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매우 갑갑하고 피가 마르는 심정이기에 원스토어라도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낮은 수수료 외에 새로운 전략을 만들지 않는 이상 따로 원스토어에 들어가야 할 유인책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고 설명했다.  
 
김진양·배한님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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