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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게 달아오른 글로벌 반도체 패권전쟁
미국, 중국 견제 강화…한국, 50% 세액공제 등 전방위 지원
일본, 해외 파운드리 공장 유치 사활…중국도 170조원 투자
2021-06-09 06:03:12 2021-06-09 06:03:12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미래 반도체 공급망을 선점하기 위한 주요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민간투자 확대를 위한 세액공제 확대를 포함한 산업 육성 정책을 내놨고 미국은 중국 견제 강화, 일본은 해외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 유치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상황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중국을 배제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반도체 공급망을 100일간 조사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이달 4일(현지시간) 조사를 마무리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는 금주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은 결과 논의에 앞서 중국 59개 기업에 대해 미국 기업과 개인의 상장 주식 매매를 금지시키며 제재를 강화했다. 
 
김기남(오른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정칠희 네패스 회장,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이사가 5월13일 평택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현장에 마련된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미국은 반도체 국제동맹을 공고히해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 또 자국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산업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박사는 "지금으로서는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을 더 제재할 방법이 없다"며 "미국이 반도체 동맹국과 협력을 강화하면 자연스레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뿐 아니라 다양한 국가에서 산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한국은 'K-반도체 전략'을 통해 종합 반도체 강국의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153개 민간기업은 10년간 51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세제·금융지원과 규제완화 △기반구축 △인력양성 등 전방위 지원에 나선다. 기업 대상 세액공제 중 핵심전략기술 트랙을 신설해 반도체 연구개발(R&D)에 최대 50%, 반도체 시설투자는 최대 20% 공제해준다. 아울러 이같은 전략의 차질 없는 실행을 위한 '반도체 특별법'도 본격 논의한다. 
 
일본도 뒤늦게 반도체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였다. 일본은 해외 파운드리(위탁생산) 유치로, 뒤처진 반도체 산업을 재건할 방침이다. 과거 세계 반도체 강국이었던 일본은 현재 반도체 산업이 붕괴됐으나 여전히 장비나 소재 부문 경쟁력은 높다. 일본은 대만 TSMC의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190억엔(2000억원)의 보조금 혜택을 내걸었다. 반도체 장비 및 소재 부문 경쟁력을 공고히하고 대만, 중국발 반도체 수입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이다.  
 
이외에도 유럽연합(EU)은 산업에 500억유로(68조4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고 중국은 법인세를 면제해주면서 2025년까지 1조위안(170조원)을 투자한다. 
 
이처럼 각국 정부가 산업 육성방안을 내놓은 것은 미래 반도체 산업 공급망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전 산업에서 디지털화가 가속되는 가운데 반도체 공급부족 문제도 불거지자 반도체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나 한국 등에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려고 하니 덩달아 일본도 대응전략을 세우는 모습"이라며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은 자국에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면 외부 환경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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