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소득 하위 70%에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지만 일선 공무원들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업무가 과중될 것이라며 지원금 지급 일정을 조정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무원노조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시기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측에 공식 면담을 요구한다는 계획입니다.
9일 <뉴스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는 "민생지원금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지금 시기와 방식은 현장 실행 가능성을 전제로 설계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선거업무와 고유가 피해지원금 업무가 병행될 경우 민원 증가로 인해 현장 혼란이 확대될 거라는 겁니다.
이같은 우려는 지난달 부터 나왔습니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24일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만나, 관련 민원을 전달하기도 했지만 당시 정 대표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당장 필요할 때 (지급) 해야한다"며 지급시기를 조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일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중동 전쟁으로 고유가가 지속되자, 민생회복을 위해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이 중 4조8000억원은 민생지원금에 사용되는데, 소득 하위 70%인 3577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10만~60만원을 차등 지급할 계획입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2일 국회에서 진행된 추가경정예산 시정연설을 통해 중동발 리스크 대응을 위해 추경안 통과를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새로 마련해 고유가, 고물가의 이중 부담을 겪는 서민들의 숨통을 틔워드리겠다며"며 "소득 하위 70% 국민 약 3600만명을 대상으로 소득 수준과 지역 우대원칙에 따라 1인당 기본 10만원에서 최대 60만원까지 차등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시기입니다. 정부는 6·3 지방선거가 시작되기 전인 4~5월 중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을 마친다는 계획입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4월 중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에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먼저 지급하고, 그 외 나머지 대상에도 5월 중 지급을 완료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정부의 계획대로면, 6·3 지방선거 업무와 중첩 공무원들의 업무가 과중될 것이라는 게 현장의 우려입니다. 취약계층에게 4월 중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을 하고, 그 외 대상에게는 지방선거 이후로 지급을 미루거나 온라인 신청을 먼저 진행해 신청을 분산하는 등 업무가 집중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해 달라는 겁니다.
박중배 전공노 대변인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자체 공무원들은 4월22일부터 사전투표 모의 실험을 시작하고, 5월 중 선거공보물 작업 등 선거 업무에 집중 투입된다"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업무까지 수행하면 업무가 과중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습니다. 신청 대상이 소득 하위 70%로 한정돼, 지급 받지 못하게 된 경우 엄청난 민원이 동사무소 등 지자체에 몰리게 될 거라는 겁니다. 아울러 공간과 인력도 부족하다는 게 노조의 입장입니다.
노조는 △온라인 신청을 먼저 진행해 신청을 분산 △주민번호 한 자리씩 2주에 걸쳐 진행하는 등 지급 일정을 현실적으로 조정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인력확충 △'고유가 피해지원금' 관련 콜센터 운영 개선 등을 제안했습니다.
아울러 현장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지급 일정을 조율할 수 있는 방안을 요구해달라며 행안부에 공식 면담을 요청한다는 계획입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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