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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정비까지 마무리한 배민…쿠팡과 격차 벌릴까
네이버 성장 이끈 김상헌 전 대표 부회장으로 영입
해외선 김봉진 의장 나서 아시아시장 공략에 속도
2021-04-24 11:00:00 2021-04-24 11:00:00
[뉴스토마토 이선율 기자]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최근 부회장 영입에 나서며 선두 지위를 굳히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단건배달 제도 개편에 이어 법조인 출신 부회장 영입까지 마무리하면서 경쟁사 쿠팡이츠와의 격차를 더 벌리려는 모양새다.
 
최근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2017년부터 우아한형제들 사외이사를 맡아온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가 부회장으로서 회사 내부로 합류했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2일 배민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합병된 이후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부회장으로 합류하게 됐다. 
 
김상헌 우아한형제들 부회장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사진/우아한형제들
 
판사 출신(사법연수원 19기)인 김 부회장은 서울대 법과대학, 하버드 로스쿨을 거쳐 LG그룹 법무팀 부사장을 지냈다. 이후 2007년 NHN으로 자리를 옮겼고, 2009년 4월 네이버 사장에 올랐다. 그는 재직당시 PC에서 모바일 기반으로의 서비스 전환을 통해 네이버를 1조원대에서 4조원대로 성장시키는 데 힘을 보탰다. 이외에도 2016년 당시 자회사 라인의 미국과 일본 동시 상장, 유럽 진출을 위한 1억 유로 규모의 K펀드 조성에 참여하며 해외사업 모델의 확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아한형제들은 네이버의 성장을 이끈 이력과 배민에서의 사외이사 경험을 두루 겪으며 이해도가 높은 만큼 김 부회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현재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싱가포르에 체류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 빠르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쿠팡에 대한 견제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김 부회장이 국내에서 푸드딜리버리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우아한형제들이 첫 번째로 공략하는 시장은 아시아 시장이다. 아시아 인구는 약 46억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58%를 차지하기 때문에 성장 여력이 큰 시장이다. 게다가 오토바이 보급률이 높고, 더운 날씨에 외식 문화가 보편화돼 있어 진출에 유리하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말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된 이후 DH와 아시아 배달 시장 공략을 위해 올해 우아DH아시아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합작법인을 총괄하는 선봉장이 된 김 의장은 국내에서의 성공경험을 바탕으로 ‘제 2배민’을 키우고자 현재 인력과 조직을 꾸리는 중이다. 우아DH아시아는 DH 자회사 푸드판다가 운영 중인 대만, 라오스,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싱가포르, 태국, 파키스탄, 필리핀, 홍콩 등 15개국의 사업을 총괄하게 된다. DH 글로벌 매출에서 아시아 지역은 약 37%를 차지한다. 우아DH 아시아는 국내에서의 성공 모델을 기반으로 음식배달과 공유주방, 생필품 판매 등 즉시배달 서비스 ‘퀵 커머스’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고객에겐 유용한 플랫폼이 되고, 식당 사장님에게는 더 많은 매출을 일으키는 파트너, 그리고 라이더에게는 보다 안정적인 수입을 가져다주는 수단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업계 선도기업으로서 배달 생태계가 선순환되도록 하는 중심축이 돼야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국내에서의 성공 방정식을 각국 현지시장에 전파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선율 기자 melod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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