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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깬 이재명, '민생개혁' 화두로 존재감 부각
여의도에선 "거대 개혁담론과 실천적 민생개혁 중요"
페이스북엔 "100년에 걸친 노력으로 대동법 완성" 강조
2021-04-20 12:23:45 2021-04-20 18:23:55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여당의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민생개혁'을 화두로 던지며 존재감과 차별성을 부각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그간 사법·검찰개혁 등 거대담론과 강경노선에만 열중, 민생을 살피지 못했다고 우회적으로 지적한 셈이다. 민주당이 선거 후에도 당 수습방안을 놓고 해법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이 지사는 "국민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겠다"며 독자행보에 나섰다. 
 
20일 이 지사는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경기도, 청소·경비 등 취약 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국회토론회'에 참석, 20명의 국회의원들을 만났다. 이날 행사는 이 지사가 7일 재보궐선거 이후 첫 대외 일정이다. 이 지사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보궐선거 결과가 충격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에 대해 일체 변명이 있을 수 없고, 깊이 반성할 지점이 아닌가 싶다"며 "거대한 개혁담론도 중요하지만 일상적인 삶을 개선하는 실천적 민생개혁이 정말 중요하고, 경기도 안에서라도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 지사는 민생개혁의 핵심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선거에서 국민은 집권 여당에게 엄중한 경고를 하고 동시에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하게 표시했다"며 "민생을 살피는 핵심은 경제적 여건을 더 낫게하는 것이고, 앞으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국민 삶이 과거보다 티끌만이라도 나아지도록 작은 성과를 끊임없이 만들어야 다시 국민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일 오전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국회의원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청소·경비 등 취약 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사진/경기도청
 
특히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실용적 민생개혁'을 강조하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이번 글 역시 지난 8일 이후 이 지사가 12일 만에 페이스북에 게시한 것이다. 이 지사는 선거에서 민주당이 패하자 '준엄한 결과를 마음 깊이 새기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린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자제했다.
 
페이스북에서 이 지사는 광해군 때 제안된 대동법이 기득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100년이 지난 숙종 때에 비로소 구현된 과정을 전하며 "더 나은 질서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정치이고, 정치는 정책으로 구현되는 것이라면, 기존 정책에서 이익을 얻던 이들의 변화에 대한 반발과 저항은 당연한 일"이라며 "설득과 타협을 하되 국민이 원하고 해야 될 옳은 일을 관철하라고 부여한 권한을 적절히 행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지사는 또 "민생을 최우선으로 했던 선현들의 대를 이은 노력이 100년에 걸쳐 대동법을 완성했듯 티끌만 한 성과를 부지런히 이뤄낸다면 그것이 쌓이고 쌓여 태산 같은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할 수 있는 작은 변화를 꾸준히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민생을 해결하는' 정치의 효용성에 대한 신뢰를 되찾을 수 있다면, 벽이 아무리 높다 해도 포기하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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