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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정, 한국배우 최초 오스카 타이틀 ‘한 달’ 뒤 완성 ‘예약’
2021-03-15 21:40:29 2021-03-16 08:52:35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오스카로 불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두 가지 측면에서 최악이란 평가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무려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지만 아직도 아카데미는 이 두 가지를 떨쳐 내지 못하는 중이다. 바로 백인그리고 남성에 편중된 잔치. ‘화이트 아카데미논란은 악명을 넘어서 아카데미가 떨쳐 내야 할 분명한 오점이다.
 
윤여정.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올해 윤여정이 미나리신드롬과 함께 작품 속에서 선보인 연기는 오스카 여우조연상 수상자로 확정돼도 이견이 없을 정도다. 이미 수상에 앞서 윤여정은 미나리로만 연기상 32관왕이란 믿을 수 없는 수상행진을 이어갔다. 다음 달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다면 1957년 일본의 우메키 미요시가 사요나라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이후 아시아 여배우로는 두 번째 수상이다. 아시아 여배우의 여우조연상 후보는 우메키 미요시를 포함해 2003모래와 안개의 집으로 이름을 올린 이란의 쇼레 아그다쉬르, 2006바벨로 후보에 오른 일본의 키쿠치 린코에 이어 네 번째다.
 
아시아 남자 배우의 남우조연상 역시 93년 역사를 통틀어 단 네 번뿐이다. 우메키 미요시가 수상한 같은 해 남우조연상 후보에 일본의 히야카와 세슈가 이름을 올린 바 있다. 당시 그가 출연한 영화는 전쟁 영화의 레전드로 꼽히는 콰이강의 다리. 이어 1966년 이와마츠 마코가 산 파블로출연으로 후보에 올랐다. 이 영화는 할리우드의 전설 스티브 맥퀸 주연의 영화다. 2003년에는 일본 배우 와타나베 켄이 라스트 사무라이로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수상은 1984킬링 필드로 수상한 캄보디아 배우 헤잉 S. 응오르 뿐이다. 당시 이 수상을 두고 헤잉 S. 응오르가 남우주연상, 그리고 같은 영화에 출연해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백인 배우 샘 워터스톤이 남우조연상을 수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게 불거진 바 있다. 이 역시 화이트 아카데미’의 분명한 오점 중 하나다. 남녀를 통틀어 순수 아시아인의 주연상 후보 선정은 이번 후보 발표 이전까진 전무했다. 국적을 제외하면 ‘미나리’로 이번에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이 아시아계로선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다.
 
아카데미 측은 몇 년 전까지도 화이트 아카데미오명을 씻어내기 위해 여성 회원 그리고 백인이 아닌 유색인종 회원들을 늘리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작년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은 이런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기도 했다.
 
윤여정이 다음 달 열리는 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57년 일본 여배우 우메키 미요시 이후 무려 64년만의 수상이다. 후보 선정은 2006년 키쿠치 린코 이후 15년 만이다. 윤여정이 시원스럽게 깨트려 버릴 화이트 아카데미를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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