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생활법률)부동산 명의신탁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
입력 : 2021-03-05 06:00:00 수정 : 2021-03-05 15:13:54
서울에 사는 A씨는 오랜 친구 B씨로부터 "내 소유인 아파트를 명의신탁 받아 보관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에 A씨는 B씨의 아파트를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 등기했다. 그 후 A씨는 B씨의 동의도 없이 이 아파트를 제3자인 C에게 매도한 후 소유권이전 등기를 넘겨줬다. 이 때 B씨에게 어떤 책임이 인정될 수 있을까?
 
최근 부동산 투자열풍이 거세지면서 명의신탁 행위가 증가하고 있다. 명의신탁은 크게 신탁자의 위임을 받은 수탁자가 거래의 일방 당사자로 나서서 제3자와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등기도 수탁자의 명의로 해두는 계약명의신탁, 신탁자가 자신의 부동산을 수탁자 명의로 등기하는 2자간 명의신탁, 신탁자가 제3자의 부동산을 취득하면서 해당 등기는 수탁자 앞으로 해두는 3자간 명의신탁 등 총 3가지로 구분된다. 위 사례는 A씨가 수탁자이고, B씨가 신탁자인 전형적인 2자간 명의신탁에 해당한다.
 
사례와 관련하여 민사상 문제되는 점을 살펴보면, 과세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부동산 명의신탁 행위는 탈세, 강제집행 등을 면탈하기 위한 목적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많아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하 부동산실명법)’에 의해 부동산 명의신탁은 법적으로 금지된다. 따라서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한 2자간 명의신탁은 명의신탁 약정과 그 등기 모두 무효에 해당한다. 결국 신탁자는 수탁자에게 부동산 자체를 반환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문제가 되는 점은 수탁자가 제3자에게 부동산을 처분하여 신탁자가 소유권을 상실한 경우이다. 부동산실명법 및 관련 판결에 의하면 매수인이 그 명의신탁된 사정을 알았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그 처분의 효력은 유효하고, 제3자는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함이 원칙이다. 결국 신탁자와 수탁자 관계만 문제되는바 명의신탁 계약은 무효이므로 계약에 의한 청구는 불가능하다. 다만 부당이득반환청구가 가능한데, 부당이득반환청구는 피해자의 피해액과 이득자의 이득액 중 작은 금액을 최대금액으로 하고 있다. 
 
한편 형사상으로는 신탁자, 수탁자 모두 처벌될 수 있다. 신탁자의 경우 부동산실명법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 수탁자의 경우 같은 법률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이와 별개로 수탁자의 임의처분행위에 대해 횡령죄가 성립될 수 있을까?
 
최근 대법원은 ‘부동산실명법을 위반해 부동산을 명의신탁한 경우에는 명의수탁자가 부동산을 임의로 처분하더라도 횡령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선고하였다.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기존 판례를 변경한 것이다(대법원 2021.2.18. 선고 2016도18761 전원합의체 판결).
 
재판부는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의 위탁관계를 형법상 보호할 가치 있는 신임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횡령죄의 본질은 신임관계에 기초해 위탁된 타인의 물건을 위법하게 영득하는데 있고, 위탁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만한 가치있는 신임에 의한 것으로 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하였다. 
 
부동산실명법의 취지 등에 비추어 신임관계의 범위를 제한하는 대법원의 취지에 공감한다. 이 판결을 계기로 부동산 등기제도를 악용한 투기·탈세·탈법행위 등 반사회적 행위가 방지되고, 부동산 거래의 정상화와 부동산 가격의 안정이 도모되기를 기대한다.
 
이진우 법무법인 '강남' 변호사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 최기철

오직 진실이 이끄는대로…"반갑습니다. 최기철입니다."

  • 뉴스카페
  • email
  • face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