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스타항공, 회생절차중인데…이상직 딸은 채권자 명단에 이름 올렸다
이스타홀딩스, 지분 41.65%로 여전히 이스타항공 대주주
"자금 횡령 의혹에도 채권 주장 부적절"…논란 확산 예상
입력 : 2021-03-04 15:00:18 수정 : 2021-03-08 08:13:35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진행중인 이스타항공의 채권자 명단에 이상직 의원(무소속)의 딸 이수지씨도 이름을 올린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이상직 의원이 불법 내부거래를 통해 자녀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는 소송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에서 채권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 부적절하다는 측면에서다. 이상직 의원이 헌납하겠다고 했던 이스타홀딩스의 이스타항공 지분 역시 고스란히 남아있었던 걸로 나타났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노동위원회 소속 변호사들이 지난1월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이상직 의원과 이스타 항공 경영진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신속,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4일 서울회생법원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스타항공의 회생채권 신고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이사도 채권자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타항공에 대한 이스타홀딩스 단기차입금 6억원 등에 대한 채권을 설정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반대로 이스타홀딩스 역시 이스타항공으로부터 빌린 13억원의 차입금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채권자들 사이에서는 이스타항공과 이상직 의원을 둘러싸고 각종 자금 횡령 의혹으로 수사를 진행중인 상황에서 이 의원 일가가 채권자 명단에 들어가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한 이스타항공 채권자는 "회사 자금을 각종 편법으로 빼돌리고 급기야 회사를 파산상태까지 몰고 간 주범으로 의심받는 사람들이 회생절차에서 돈을 챙겨간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상직 의원은 아들 이원준씨(66.7%)와 딸 이수지씨(33.3%)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홀딩스가 이스타항공의 지분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100억원의 자금을 불법 지원받아 상속세와 증여세를 포탈했다는 의혹으로 고발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이상직 의원의 첫째, 둘째 형이 각각 소유한 새만금관광개발, 아이엠에스씨 등이 갖고 있던 이스타항공 지분이 이상직 의원의 두 자녀에게 헐값에 매입된 정황도 포착됐다. 새만금관광개발의 대표인 이상직 의원의 첫째 형은 "이스타항공 주식을 조카들에게 무상으로 넘겼다"고 했고, 둘째 형인 아이엠에스씨의 대표는 "이름만 대표일 뿐 아무것도 모른다"고 말해 페이퍼컴퍼니 의혹을 더욱 키우기도 했다. 
 
 
이스타항공 회생절차 개시명령서에 기재된 주주 명부. 사진/뉴스토마토
 
제주항공과의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이스타항공의 경영진 차원에서 의도적으로 재무상태를 악화시켰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지난 2019년 12월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가 제주항공과 주식매매 계약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이스타항공은 지급 불능을 이유로 직원들의 임금 250여억원을 체불하고, 지난해 3월부터는 국제선과 국내선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이 과정에서 600여명의 직원들이 정리해고됐고, 사지로 내몰린 임직원들은 국회와 법원 등에 나가 무기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상직 의원은 지난해 임금체불 등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자 자녀들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 지분을 모두 처분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이스타항공 회생절차 개시명령서에 따르면 이스타홀딩스는 지분 41.65%로 이스타항공의 1대주주다. 해당 주식은 제주항공이 이스타에 220억원을 빌려주며 담보로 잡았기 때문에 애초에 처분할 수도 없는 지분이었다는 게 이스타항공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스타항공의 2대주주(7.68%) 역시 이상직 의원의 형이 보유한 비디인터내셔널로, 페이퍼컴퍼니로 알려진 회사다.
 
한편 검찰의 기소 범위가 이상직 의원에게 향할 날도 머지 않았다는 게 법조계의 관측이다. 이상직 의원을 둘러싼 주변 인물에 대한 수사는 상당 부분 진행된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의 자금 관리를 맡았던 이상직 의원의 조카는 이와 관련된 배임과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으며, 최종구 전 이스타항공 대표 임금체불과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현 대표이사이자 이상직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김유상 대표의 사무실도 압수수색을 받았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의 재무팀장이 100억원대 횡령·배임으로 구속돼 재판받고 있고 수사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주주(이상직 의원 일가)가 채권을 주장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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