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서대문 학교엔 스마트칠판, 무료 와이파이, 원격수업 장비, 학생용 태블릿 PC 등 디지털에 필요한 모든 하드웨어를 갖췄습니다. 올해엔 보조교사 역할을 할 청년들도 배치해 변화의 속도를 높입니다.”
지난 10일 서대문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문석진 구청장은 어느 교육 전문가 못지 않게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한 디지털 교육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해 서대문구는 예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00억원의 교육경비 보조 예산을 지출했다. 늘어난 예산으로 디지털 교육이 가능한 스마트칠판을 각 교실에 설치하고, 교사들에게 원격수업 장비를 지급하고, 저소득 학생을 위한 노트북과 태블릿을 지원했다. 이정도로 디지털 교육을 위한 하드웨어를 갖춘 곳은 서울은 물론 전국에서도 서대문구가 유일하다.
문 구청장은 “4차산업혁명 시대에 디지털 교육이 되려면 모든 학교가 스마트학교가 돼야 한다. 2019년에 미리 예산을 잡았는데 예상치 못한 코로나19가 작년에 왔다. 1년 정도만 먼저 시작했으면 더 좋은 사례가 됐을텐데 어쨋든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작년 1학기 때부터 수요조사를 거쳐 모든 하드웨어를 다 해줬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원격수업이 갑작스레 도입되면서 시작되면서 일선 학교현장은 혼란에 빠졌다. 와이파이는 교내 특정 장소만 터졌고, 교사들은 원격수업 장비를 개인 돈으로 구매해야 했다. 저소득 가정에선 태블릿 PC가 부족해 원격수업을 들을 수 없는 상황이 빚어지면서 교육격차가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됐다.
다른 지역과 달리 이미 하드웨어를 준비한 서대문구는 올해 디지털 튜터로 소프트웨어까지 대비한다. 9개 대학이 위치한 교육도시답게 디지털에 능통한 청년을 교육해 보조 인력으로 학교에 지원함으로써 청년 일자리도 창출하고 디지털 교육의 질을 높인다. 이미 작년 시범사업으로 6개 학교에 36명을 배치한 결과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문 구청장은 “선생님들이 온라인 강의를 처음 해보려니 콘텐츠 하나 만드는데 3시간씩 걸린다. 디지털 튜터가 도와주니 30분이면 만든다. 손도 빠르고 훨씬 잘 만든다. 선생님들에겐 디지털에 익숙해지도록 채워줘서 좋고, 학생들에겐 옆에서 챙겨서 격차를 줄여주니 좋다. 올해 150명을 40개 학교에 배치하는데 올해까지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엔 중앙정부에 전국화를 얘기하겠다”고 설명했다.
개발, 복지, 환경 등 자치구에서 신경써야 할 다양한 분야가 있지만, 문 구청장은 4차산업혁명 대비를 강조하며, 교육복지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미래 인재를 키우고 지역에 씨앗을 뿌리는 일인 만큼 시간이 걸리고 당장 숫자로 결과물이 나오지 않더라도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철학을 내비쳤다.
문 구청장은 “코로나가 사라져도 4차산업혁명에 대비해 디지털 교육을 준비해야 한다. 하드웨어도 더 필요하면 수요조사해 소모품처럼 사용 가능하도록 공급하겠다. 스마트학교에선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해 예습도, 복습도, 토론도 가능해 ‘거꾸로 교실’처럼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훨씬 더 창의적인 학생들을 만들 수 있다면 거기에 우리 미래가 있다”고 강조했다.
작년 11월7일 서대문구 청년주택 우리가 입주식에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과 청년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서대문구
서대문구는 어느 자치구보다도 청년주거문제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2016년 입주한 이와일가 28호, 2018년 입주한 청년누리 18호, 2019년 입주한 청년미래 공동체주택 32호 등 지금까지 수백 호의 청년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쉐어하우스로 시작해 청년들이 자체 협동조합으로 운영을 맡거나 애견인 전용, 스타트업 전용까지 청년주택도 진화하고 있다.
문 구청장은 “중앙정부가 저소득 대상 임대주택이라면 우린 교육도시에 특화된 주거복지로 청년주택을 공급하고 있다. 청년들이 주거 걱정을 안하니 돈을 모으거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청년 주거비를 낮추는데 공감대를 갖고 임대주택으로 다양성을 가져가야 한다. 지금은 스타트업 청년들을 위한 임대주택에 초점을 맞춰 미래의 저커버그를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 기숙사의 경우도 다른 자치구에 있는 고려대·경희대 등은 인근 주민과 원룸업자 등의 반대로 기숙사 건립에 진통을 겪었지만, 서대문구는 연세대와 이화여대 기숙사를 추가로 공급해 수천세대의 대학생 보금자리를 해결했다.
문 구청장은 “청년들을 위해 임대주택도 짓는 마당에 대학이 땅도 돈도 부담해 기숙사를 짓겠다는 걸 마다할 이유가 없다. 당시에도 보수단체들이 대학에 특혜를 줬다거나 산림을 훼손했다고 공격했지만, 주민들도 지금 대학생들이 들어와 동네가 깨긋해지고 새롭게 정비되니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구청 집무실에서 구정철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서대문구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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