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정부가 25번째 부동산 대책을 통해 대규모 공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향후 전세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예비 청약자는 전월세 시장에 머물면서 무주택 기간을 늘려야 청약 당첨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분양을 기대하며 전월세 시장에 눌러 앉은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특히 분양 공급 지역 무주택자는 1순위 청약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공급 지역이 발표될 경우 해당 지역 전월세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25번째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전세시장 수요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계절적 비수기 등의 이유로 전세시장 수요가 안정화되는 모습이지만, 분양 대기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세시장 수급 불균형이 다시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당장 주택 대규모 주택 공급이 어렵다는 점과 입주 물량 감소로 전세시장 강세는 더욱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분양 대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청약 가점 때문이다. 무주택 기간이 늘어날수록 청약 가점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무주택 기간에 대한 청약 가점은 15년 이상 32점이 만점이다. 특히 무주택 기간 가점은 1년에 2점씩 상승하기 때문에 청약 가점을 높이는데 크게 유리하다. 1점 차이로 청약 당첨 여부가 갈리는 경쟁 상황에서 전세로 2년만 더 살아도 가점이 4번이 상승하게 된다.
아울러 사실상 당장 대규모 주택 공급이 어렵다는 점에서 전세난 심화가 예상된다. 여기에 입주 물량 감소로 수급 불안정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지역 아파트에 대한 전세시장 불안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대부분 지역의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이 수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지만,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가율은 상승하면서 여전히 강세를 이어갔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이번 대책이 15년이상 걸리는 정비사업을 5년으로 단축한다고 하더라도 1~2년 단기에 상당히 많은 주택을 공급 하는 것은 제한적”이라며 “저금리와 아파트 입주물량 감소로 서울, 울산 등지에서 전세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오피스텔, 호텔, 오피스 공실을 주거로 전용해 도심 내 단기 입주 가능한 물량을 10만호 확충하더라도 중산층까지 단기에 전세가격 안정은 쉽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공급 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 점에서 공급 대책 발표 직후 분양을 기대하며 전세시장에 눌러 앉거나, 분양 대기 수요가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당장은 구체적인 지역 등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관망하는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며 “다만, 대출 규제 등 자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 분양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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