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태의 경제편편)공매도는 주식시장의 ‘필요악’ 아닐까
입력 : 2021-01-20 06:00:00 수정 : 2021-01-20 06:00:00
금융위원회는 지난 13일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불법공매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해 부당이득을 환수하는 등 강도 높게 처벌할 수 있게 된다. 상장법인이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한 이후 공매도한 경우 증자 참여가 제한된다. 불법공매도 처벌을 강화하는 개정 자본시장법이 오는 4월 6일 시행되기에 앞서 제시된 것이다.
 
금융위는 이에 앞서 11일에도 “3월 공매도 재개를 목표로 불법 공매도 처벌 강화,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 제고 등 제도 개선을 마무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말하자면 공매도 재개 방침을 일단 명확히 한 것이다.
 
무차입공매도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대응을 명분으로 지난해 금지됐다. 금지 조치는 1차례 연장을 거쳐 오는 3월 15일까지 시행된다. 이제는 금지 조치를 해제하고 정상으로 돌려놓겠다는 것이 금융위의 방침인 듯하다. 지금 시점에서 그렇게 보인다.
 
공매도를 재개하려는 것은 증시에서 수행하는 역할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종목의 주가가 형성되는 과정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데 큰 몫을 한다. 시장 전문가들의 용어를 쓰자면 ‘가격발견 순기능’이다.
 
공매도가 없다면 때로는 기업의 실력과 관계없이 무작정 오르기만 할 수도 있다. 엄정한 검증이나 견제가 없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기업의 일방적인 선전과 뜬구름 같은 계획만을 믿고 투자하는 경우도 흔히 발생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진실의 문이 열리고 주가가 폭락하면 무작정 돈을 쏟아부었던 개인투자자들만 곤욕을 치른다.
 
이런 불쾌한 사태는 사전에 견제기능이 작동한다면 어느 정도는 억제할 수 있다. 그 기능을 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무차입공매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기능이 살아 있을 때 그 어떤 기업도 진실이 아닌 이야기를 함부로 할 수는 없다.
 
지난해 미국 뉴욕시장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한때 투자자를 들뜨게 했던 니콜라의 경우가 이런 순기능을 여실히 입증해준다. 니콜라에 문제제기를 감히 하고 나선 것도 다름아닌 공매도 전문회사였다. 
 
다만 공매도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막연한 지식만 가지고는 어렵다. 치밀하고 철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개인투자자가 공매도를 시도하기란 더욱 어렵다. 그렇지만 검증과 견제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좀더 신중하게 투자하는 것만 해도 훌륭한 자세라고 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시장의 거품이 부풀어오르는 것도 자연스럽게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순기능 때문에 선진각국의 대부분 주식시장은 공매도가 허용된다. 말하자면 공매도는 주식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필요악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공매도를 재개하는 데는 신중한 시기 선택이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기능을 갖고 있어도 시장이 허약할 때는 곤란하다. 시장을 더 약화시킬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금지된 까닭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코스피 지수가 사상처음으로 3000을 돌파하는 등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고객예탁금 증가 등 주변여건도 양호한 편이다. 공매도 허용의 여건이 무르익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코스피지수가 3000을 넘어섰는데도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엄존하는 것도 제대로 검증받고 견제받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너도나도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현상’까지 심해지는 것 아닐까 한다. 
 
그럼에도 집권 여당 일부의원들은 공매도 금지를 연장해야 하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아마도 정치인이기에 유권자의 주목을 끌기 위해 하는 주장이라고 생각된다. 
 
한국은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국내외에서 흔히 거론된다. 올해 열리는 선진7개국(G&7) 정상회의에도 초대받았다. 그렇지만 진실로 선진화되려면 내실이 뒷받침돼야 한다. 한국 주식시장도 검증과 견제가 수반된 선진시장의 작동방식을 적극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공매도를 금지하는 제도나 이를 두려워하는 마음 모두 시장 선진화를 가로막는 것 아닌가 한다. 이제는 견제와 검증까지 수용하면서 ‘필요악’과 함께 커나갈 때가 되지 않았을까?
 
차기태 언론인(foliu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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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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