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신동주, 일 안 하고 고문료 10억 받아"
"사무실 일체 출근한 적 없어"…롯데케미칼, 세금 소송 패소
입력 : 2020-12-07 06:00:00 수정 : 2020-12-07 06:00:00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롯데케미칼에서 받아간 10억원은 업무와 무관해 보수로 볼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성용)는 지난달 20일 롯데케미칼이 잠실세무서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이 사건 보수는 비상근 고문으로서의 직무집행에 대한 정상적인 대가라기보다는 법인에 유보된 이익을 분여하기 위해 대외적으로 보수의 형식을 취한 것에 불과하다”며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롯데케미칼은 2009년 2월 자회사를 흡수합병하면서 이 회사 임원이던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을 비상근 고문으로 위촉했다. 신 회장은 2015년 10월 이사회 의결로 해임될 때까지 보수를 지급받았다.
 
이후 서울지방국세청은 2017년 10월~2018년 4월 롯데케미칼 법인세 통합조사 과정에서 2012년 사업연도에 신 회장에게 지급한 보수 10억800원 내역을 확인했다. 이 보수가 업무와 관련 없이 지급됐다고 판단한 서울지방국세청은 해당액을 2012사업연도 법인세 산정 시 손금불산입(비용 불인정)하기로 했다. 그해 3월에는 신 회장 소득이 보수가 아닌 ‘상여’로 바뀌었다는 소득금액변동통지를 롯데케미칼에 보냈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신 회장이 회사 사업 확대와 수익 증대에 실질적인 역할과 기여를 했다며 법원 판단을 구했다. 그가 한일 롯데그룹 전체 의사 결정에 관여하는 등 고문 직책에 맞는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다.
 
법원은 롯데케미칼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롯데 그룹 임원 보수가 내규로 결정되는데 반해, 신 회장의 경우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금액을 정하면 정책본부 지원실이 세무적으로 문제가 덜 되도록 계열사별로 안분하는 방법을 썼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재판부는 “계열사 일반 임원들이 계열사와 위임 사무 범위와 보수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된 위임계약서를 개별적으로 작성해왔다”며 “원고와 신 회장 간에는 위임계약서나 그 밖에 ‘비상근 고문’으로서의 역할이나 업무 범위, 보수 등을 정하는 계약서가 일체 작성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문이라는 직함 외에 신 회장이 원고로부터 위임받은 사무의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
 
신 회장 보수가 2014~2015년 6억~4억원대로 줄어든 이유도 국내 체류일에 비해 급여가 너무 많다는 세무관청 문제 제기에 따라 일본에서 지급받는 보수를 늘렸기 때문이라고 재판부는 봤다.
 
또 “신 회장 자신도 2013년 3월경 인감도장 등을 정책본부로부터 받을 때까지 자신이 원고의 비상근 고문의 직위에 있고 그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받고 있음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회사의 임원 지위에 있는 것 조차 알지 못하는 자가 그 회사 임원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리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신 회장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전체 일수의 약 14% 정도만 국내에 체류했고, 스스로도 롯데케미칼 사무실에 일체 출근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며 “전문적인 지식과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자문에 응해 의견을 제시하고 조언하는 ‘고문’이라는 직무상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국내 체류일수나 출퇴근 관계, 원고 직원들과의 교류 여부 등에 비추어, 신 회장은 연간 10억원이라는 거액의 보수를 지급받는 고문에 걸맞는 최소한의 역할도 수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롯데케미칼이 2015년 10월 이사로서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 회장을 해임해 놓고 ‘실제 직무수행을 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점도 문제 삼았다. 그가 받은 보수에 직무 수행 대가가 포함된다는 뚜렷한 증거도 없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신동주 에스디제이 회장(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2018년 7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롯데 오너 일가 비리 사건 항소심 9차 공판을 마친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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