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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기 띄운 LCC들…진에어만 '훨훨'
제주항공 국내선·티웨이 국제선 화물 성과
"기재 한계"…코로나 백신 수송은 어려울듯
2020-12-07 05:31:00 2020-12-07 05:31:00
[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수익성 확보 일환으로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화물 운송을 시작한 가운데 진에어를 제외하고는 아직 큰 성과를 거두진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6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탈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 LCC 3사의 11월 합산 화물 실적은 1만4402톤(t)으로 전달보다 9.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3사는 지난 10월 말 국토부의 승인을 받아 여객칸에 화물을 실을 수 있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화물 수송에 나선 바 있다.
 
합산 실적은 늘었지만 항공사별로 보면 진에어만 눈에 띄게 물량이 늘었다. 진에어는 지난달 5517t을 실어나르며 전달보다 16.7% 실적이 증가했지만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은 4413t, 티웨이항공은 4418t을 운송했는데 각각 전달보다 5.7%, 5.9% 늘어난 수준이다.  
 
국내선과 국제선 비중으로 보면 진에어는 양쪽 물량이 고르게 성장했다. 진에어는 국내선에서 지난달 5026t을 수송하며 전달보다 14.1% 물량이 늘었고 국제선은 48.9%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주항공은 국내선, 티웨이항공은 국제선에서 성과를 냈다. 제주항공은 국내선 화물은 전달보다 6.1% 증가했지만 국제선은 오히려 13.5% 줄었다. 티웨이항공은 국내선은 1.8%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국제선 물량은 268.7% 급증하며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LCC 중에서도 진에어의 화물 성적이 뛰어난 것은 국내 LCC들 가운데 유일하게 중·대형기인 B777-200ER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진에어는 원래 이 기종의 화물칸만을 이용해 수송해오다가 지난 10월에는 좌석을 떼어내고 아예 화물 전용기로 개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기존 15t에서 10t이 늘어난 25t을 실을 수 있게 됐으며 지난 10월에는 이 기종 화물 운송을 통해 국내 LCC 중 처음으로 미국 본토에 진출하기도 했다. 다른 LCC들은 여객기의 화물칸만을 이용해 운반하거나 좌석에 별도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물품을 싣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이 경우 부피가 큰 화물은 싣기가 어려워 수송에 한계가 있다.
 
진에어의 B777-200ER 여객기가 화물 전용기로 개조되고 있다. 사진/진에어
 
아울러 대한항공 계열 LCC인 점도 화물 실적 증가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LCC들의 경우 그동안 여객기만 운영해왔기 때문에 화물 노하우나 네트워크가 부족한데 진에어는 대한항공의 도움을 받아 다른 LCC들보다 발 빠르게 화물 영업을 할 수 있었다는 것. 실제 다른 LCC들이 11월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화물 운송에 뛰어든 반면 진에어는 지난 3월부터 화물 여객기를 운영해왔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서 항공화물 특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LCC들은 이에 따른 혜택을 누리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백신의 경우 온도와 습도 조절이 가능한 냉장 기능을 갖춰야 하는데 다수 LCC들이 보유한 보잉 737 기종은 이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진에어가 보유한 B777-200ER은 이 기능은 있지만 백신을 싣기 위해서는 추가 인증 등이 필요해 당장 수송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진에어 관계자는 "아직까진 백신 수송에 대한 계획은 없지만 수요가 커지면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항공화물 운임은 전 세계적으로 항공기 운항이 줄어들면서 치솟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올해 화물공급량 수치인 '공급화물톤킬로미터'(ACTK)는 지난해보다 24.7% 줄었다. 이 가운데 4분기는 항공화물 성수기라 올해까지 수요는 꾸준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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