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독일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으로 치료 병상에 빨간불이 켜지며 병동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에서도 병동 부족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되는 가운데 부산은 이미 병동 포화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29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등 현지 언론은 베를린시 중증환자 치료 병상 중 코로나19로 채워진 병상 비율이 25.3%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독일은 중증환자 치료 병상 중 코로나19 환자로 채워진 병상 비율이 25%를 넘어서면 코로나19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진다. 코로나19 병상 신호등 제도가 도입된 지난 5월 이후 빨간불이 켜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 베를린 베델병원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베를린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으로 환자를 받지 못하는 병원도 속출하고 있다. 베를린 세인트 마리엔 병원은 코로나19 환자 병동이 다 찼다는 이유로 지난주부터 더는 환자를 받고 있지 않다고 독일 타게스슈피겔이 보도했다. 권터 요니츠 베를린 의사협회장은 “병원이 응급환자를 못 받겠다고 소방당국 등에 신고하는 것은 종종 있고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독일 당국도 베를린 시내 응급환자를 받는 37개 병원 중 일부 병원이 환자를 받지 못하는 경우는 종종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베를린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수는 6만3064명으로 이 중 1123명이 병원에 입원해 치료 중이며 중환자실에 있는 환자수는 289명이다. 베를린 전체 60개 병원의 병상 수는 2만개로 알려진다.
한국도 코로나19 확진세가 거세짐에 따라 병상 부족 우려가 제기된다. 부산은 29일 병상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대구시에 병상 협조를 요청했다. 부산은 29일 하루에만 51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24일부터 29일까지 6일간 총 152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안병선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장은 “현재 병실이 포화상태”라며 “부산의료원에 73병상을 추가로 마련할 예정”이라고 했다. 또 “대구시에는 병상 협조를 요청했다”며 “무증상 또는 증상이 가벼운 확진자는 경남 사천시의 부산·경남 공동 생활치료 센터로 옮길 방침이다”라고 했다. 29일 기준 부산의료원과 부산대병원 등 부산 시내 병원에 입원해 있거나 입원 예정인 환자는 187명에 달한다.
전국 입원 가능 병상도 줄어들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8일 기준 코로나19 중환자가 즉시 입원 가능한 병상이 전국 86개라고 밝혔다. 지난 21일 기준 남은 병상이 113개인 것과 비교하면 일주일 새 27개가 줄어든 것이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은 30일 “지역별로 필요한 생활치료센터와 중환자 치료 병상 등이 충분히 확보되었는지 점검하고 필요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해나가겠다”고 했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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