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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포스트 아닌 '위드' 코로나 정책 시급"
"방역 우수국가 간 국경 낮춰야"
정부, 집단감염 우려에 아직 소극적
2020-11-03 05:51:00 2020-11-03 05:51:00
[뉴스토마토 최승원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당장 생존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달라는 항공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는 방역 우수국가끼리 서로 여행을 허용하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과 신속검사제도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2일 항공업계와 여행업계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홍콩·중국·대만·베트남·싱가포르와 트래블 버블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발병 이후 트래블 버블을 체결한 국가는 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라트비아 등 발트 3국, 홍콩-싱가포르, 호주-뉴질랜드가 있다. 한국은 아직 트래블 버블을 체결한 국가가 없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당장 생존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달라는 항공업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모습. 사진/뉴시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전 세계 산업이 타격을 입은 가운데 항공업계는 피해가 더욱 심각하다. 특히 지난 2월부터 수개월째 국제선을 정상 운영하지 못하면서 직원 월급조차 지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종식 이후에 대한 활성화 방안인 '포스트 코로나' 대신 '위드 코로나(With COVID19)' 대책이 시급하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지난달 30일 열린 '2020 한국항공경영학회 학술발표대회'에 따르면 한국교통연구원 등 전문기관에서는 한국의 국제선 수요가 2022년 말은 돼야 회복세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지난 7월 항공 수요 회복 시점이 연초에 예상한 것보다 1년 더 늦어진 2024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항공사들은 트래블 버블과 같은 중간 단계 정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안전이 검증된 국가 간에는 기존 2주의 자가격리 기간을 유동적으로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한두 개 국가더라도 하늘길이 열리면 국내선 출혈 경쟁으로 버티는 지금보단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도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인천공항공사가 내·외국인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국민 중 52.8%는 "트래블 버블이 체결되면 해외여행을 갈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트래블 버블 외에 거론되는 위드 코로나 방안으론 '신속 입국(Fast Lane)' 제도도 있다. 이는 특정 국가를 단기로 방문하는 경우 상대국에서의 격리를 면제시켜주는 제도로, 출발 전·도착 후 각각 중합효소 연쇄반응 검사(PCR) 결과를 제출하고 귀국 후에는 거주국 방역 정책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업계는 이 제도 역시 자가격리 기간을 줄여 항공 수요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트래블 버블 도입은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나온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최근 여행업계의 요청에 따라 해당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만큼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트래블 버블로 인해 해외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면 또 다른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실효성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트래블 버블을 논의한다고 해도, 왕래가 가능한 국가가 현재로선 3~4곳 정도밖에 없어서다.
 
최승원 기자 cswon8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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