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추천위 30일 첫 회의, 야 '비토권'vs여 '법 개정' 충돌
민주, 11월 출범 목표…거부권 행사 지켜본 후 추천 시한 제시 가능성
입력 : 2020-10-29 16:00:27 수정 : 2020-10-29 17:06:55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가 30일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추천위는 구성됐지만 후보추천위원장 추대부터 공수처장 후보 선정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결국 야당의 비토(veto·거부)권 행사에 여당이 공수처법 개정 카드를 언제 꺼내들지가 관전 포인트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병석 국회의장이 30일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7명에게 위촉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추천위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 여당이 추천한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박경준 변호사, 야당이 추천한 임정혁·이헌 변호사 7명으로 구성된다. 추천위는 첫 회의를 열어 위원장을 선출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김성원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운영위원회 국정감사가 연기됐음을 의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추천위원장 임명 절차부터 논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벌써부터 추천위원장을 누가 맡는지가 공수처 출범에 1차 관문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1월 내 공수처 출범을 노리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위원장에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인사를, 지연을 바라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반대 성향 인사가 맡아줬으면 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추천위는 위원장을 뽑은 뒤 공수처장 후보 심사 방식 등을 정한다. 추천위원들이 각자 적합한 후보를 제시하면 이를 바탕으로 누구를 추천할지 논의하는 방식이다. 추천위는 추천위원 7명 중 6명 이상의 찬성으로 2명의 공수처장 후보를 정해 대통령에게 추천한다. 대통령이 2명 중 1명을 지명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된다.
 
그러나 야당이 2명을 추천위원으로 추천한 만큼 모두 반대하면 의결이 어렵다. 국민의힘은 사실상의 '비토권' 갖고 향후 민주당과의 라임·옵티머스 의혹 수사를 위한 특검 협상에서 지렛대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야당 몫 후보 추천위원들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안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7명 중에서 5명의 찬성으로 공수처장 후보를 추천하는 안 등을 대안으로 검토 중이다. 박주민 의원은 YTN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야당이) 비토권을 입법목적과 취지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공수처 출범을 방해하거나 지연시키는 목적으로 쓴다면 이것은 비토권의 오용, 남용이 되는 것"이라며 "그대로 보고 있기는 어렵다. 법 개정 관련 논의 등이 한쪽에서는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는 민주당의 공수처법 개정안 검토에 지난해 법 제정 당시 주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미 야당이 두 명의 추천위원을 추천한 마당에, 무슨 논리와 근거로 공수처법 개정을 강행하려 하느냐"며 "야당의 비토권을 무시하고, 공수처법 개정을 강행하려는 것은 정의 실현과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며 정치 폭거 그 자체다.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결국 관건은 야당의 후보추천위원들이 공수처장 후보를 논의하는데 있어 계속해서 거부권을 사용할 경우 이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 방안이다. 일단 민주당은 11월까지 공수처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진행과 공식 임명까지 마치는 방향으로 공수처 출범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추천위 내부에서 회의를 해봐야 한다"며 "11월 공수처장 임명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대화를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민주당이 추천위 논의를 지켜만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거부권 행사가 잇따를 경우 공수처장 후보 추천 시한을 정하거나, 거부권 행사 횟수를 근거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이 만약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공수처법 개정에 나선다면 여야가 극단적으로 충돌한 지난해 11월의 패스트트랙 정국이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시에도 공수처법과 선거법 개정을 추진하려는 범여권과 이를 막으려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들 간의 국회 내 충돌로 극한 대치가 벌어진 바 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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