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WTO 총장 도전, 미 지지 업고 끝까지 가나
전문가 "후속 협상에선 독자적인 한국 비전 제시해 회원국 설득해야"
입력 : 2020-10-29 11:43:46 수정 : 2020-10-29 11:43:46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선호도 조사 결과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지지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정부 예상치를 웃도는 표차에도 사퇴를 표명하지 않고 후속 협의에 도전할 명분을 얻은 셈이다. 
 
29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날짜로 성명을 내고 차기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유 본부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대표부는 성명에서 "유 장관은 25년 동안 성공적인 무역 협상가이자 정책 입안자로서 두각을 나타낸 진정한 무역 전문가"라며 "조직의 효과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표부는 "지금은 WTO와 국제무역에 있어서 매우 어려운 시기"라며 "25년 동안 다자간 관세협상은 없었고 분쟁조정제도도 통제 불능이 됐으며 기본적인 투명성 의무를 이행하는 회원도 너무 적다"고 했다. 그러면서 "WTO는 중대한 개혁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현장에서 실제 실무경험이 있는 사람이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최종 선호도 조사에서는 상대 후보에게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지만,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컨센서스 도출을 위한 후속협의에 도전하게 됐다. 사진은 유 본부장이 지난 12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출국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WTO 회원국내 최대 무역 강대국인 미국이 유 후보를 공개 지지하면서 유 본부장이 사퇴하지 않을 명분이 생겼다. 나이지리아 매체 펄스는 상대 후보인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164개 회원국 중 104개국의 지지를 받아 사실상 선출이 확실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는 당초 60~70표 정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 정부 예측치를 훌쩍 웃도는 표차로, WTO의 사퇴 권고도 예상됐었다.
 
정부도 후속협상 도전을 시사했다. 외교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새벽 보도자료를 통해 유 후보가 뒤처진 선호도 조사 결과를 전하면서도 "WTO 일반이사회 의장은 향후 전체 회원국의 컨센서스 도출 과정을 거쳐 합의한 후보를 오는 9일 개최되는 특별 일반이사회에서 차기 총장으로 승인할 예정"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비공개 물밑 협상에 기초한 컨센서스 도출 과정에서는 더욱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 등 무역 강대국의 의사가 중요하게 반영된다. 유럽연합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 지지를 공식 표명한 상태고, 중국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WTO 사무총장 선출은 '만장일치' 합의를 원칙으로 하는 만큼 미국이 재차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선출 과정이 지연되거나 두 후보가 임기를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눠 수행하는 등의 대안이 도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단 최대 무역 강대국인 미국의 지지를 업은 건 유 후보의 당선에 긍정적인 신호지만, 향후 협상 과정에서는 독자적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제통상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우리의 독자적인 비전을 보여주면서 지속적으로 한번 더 (회원국을) 설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객관적인 선호도가 확인된 상황이기 때문에 나이지리아 후보에 비해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고 한국의 경험이 왜 중요한지 국제적 연대를 독자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말했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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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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