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연체 심각한데 정부는 또 대출 처방
10년여 만에 연체율 최고…대위변제도 늘어
2026-08-03 14:34:38 2026-08-03 15:33:39
[뉴스토마토 이지유 기자]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대출 연체와 채무불이행 규모가 빠르게 불어나는 상황에서 정부가 정책자금 공급과 저금리 대환대출 등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나서 건정성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상환 능력이 이미 약화된 차주에게 추가로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은 부실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3일 한국은행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의 금융권 대출 잔액은 1095조5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말 1092조9000억원보다 2조6000억원 증가한 규모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입니다.
 
대출 구성별로는 개인사업자대출이 745조5000억원, 가계대출이 350조원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여러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645조원에 달했고,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도 3억9000만원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자영업자의 상환 부담이 실제 연체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연체액은 22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원 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연체율도 지난해 말 1.86%에서 올해 1분기 말 2.04%로 상승해 2015년 2분기 이후 약 10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습니다.
 
특히 취약차주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153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연체율도 2.13%까지 상승해 10여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내수 업종을 중심으로 한 부실 확대 흐름도 뚜렷합니다. 한국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개인사업자의 금융채무불이행 등록금액은 13조1000억원으로 2022년 말 7조8000억원보다 68% 증가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부채 부담은 보증기관의 부담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소상공인 등이 대출을 상환하지 못하면서 보증기관이 대신 빚을 갚아주는 대위변제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데요. 지역신용보증재단의 일반보증 대위변제액은 2024년 2조3997억원으로 전년 대비 40.1% 증가했고, 대위변제율은 5.66%까지 상승했습니다. 기술보증기금의 일반보증 대위변제액도 2024년 1조1568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공적 보증기관으로 부실 부담이 옮겨 가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중앙회 조사에서는 응답 기업의 26.4%가 현재 채무 부담 수준에 대해 '부담된다'고 답했습니다. 최근 1년간 연체를 경험했거나 연체 위기를 겪었다는 소기업·소상공인 비중도 24.2%로 나타났습니다.
 
이처럼 자영업자와 금융지원 기관의 금융 부담이 동시에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신용 공급 확대를 중심으로 한 지원책을 또 추진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소상공인의 매출과 세금 납부 등 비금융 정보를 신용평가에 반영해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한편, 정책자금 공급과 저금리 대환 프로그램 운영,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 확대 등을 통해 자금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입니다.
 
금융권에서는 대환대출과 보증 확대가 단기적인 이자 부담을 낮추는 효과는 있더라도, 대출 공급만으로는 누적된 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미 상환 여력이 약화된 차주에게 추가 자금을 공급할 경우 당장의 연체를 늦출 수는 있지만, 향후 갚아야 할 원금이 늘면서 잠재 부실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다만 매출 회복 가능성이 낮거나 폐업을 고민하는 소상공인에게는 신규 대출보다 채무조정과 폐업·재기 지원, 업종 전환 등 차주의 상황에 맞춘 구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금융지원 확대가 경기 회복의 마중물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부실 부담이 은행뿐 아니라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보증기관 등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상공인 금융지원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대출 공급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며 "차주의 상환 능력과 사업 지속 가능성을 구분해 채무조정과 경영 회복 지원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금융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시내 식당가. (사진=연합뉴스)
 
이지유 기자 emailgpt1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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