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발달장애 피해자, 현 수사체계론 보호 못해"…색동원 현장 '한계' 목소리
국회서 ‘색동원 피해자 심층조사보고서,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 열려
'언어 중심 수사' 한계 지적 잇따라 …전문가들 "비언어적 신호도 증거"
2026-05-13 18:31:01 2026-05-13 18:31:01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말로 피해를 호소할 수 있는 피해자만이 피해자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13일 국회에서 열린 ‘색동원 피해자 심층조사보고서,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에선 발달장애인 성폭력·학대 사건 수사가 ‘언어 진술’ 중심으로 설계돼 중증 장애인의 피해가 배제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색동원 사건 조사 보고서를 작성한 전지수 우석대 교수는 발달장애인의 움직임·표정·시선·긴장·회피 반응 등을 ‘몸의 흔적’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는 “언어 중심 진술 체계만으로는 피해를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 낯선 조사 환경 속 위축된 반응이 ‘진술 신빙성 부족’으로 오인되고 있다”며 “행동 관찰 기반 조사 체계와 전문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박을미 변호사는 색동원 사건 조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처음 접하 변호사·진술조력인 등에 둘러싸인 채 조사를 받았고, 보완대체의사소통(AAC) 도구 등 의사소통 지원 장치도 제대로 활용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김병석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도 “실제 조력이 필요한 피해자도 제도 적용에서 배제되고 있다”며 장애인 피해 진술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토론에선 현장 조사 과정의 한계를 문제삼는 증언이 이어졌습니다. 토론회에 참석한 진술조력인은 “사전 평가 시간이 평균 10분 이내”라며 “처음 보는 발달장애인을 10분 만에 이해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고, 피해자 측 변호사들은 “현재 제도로는 중증 발달장애 피해자의 피해를 확인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했습니다.
 
박선경 색동원 피해자 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피해자들이 ‘(색동원) 선생님이 찾아올 것 같다’며 공포를 호소했지만 조치가 없었다”며 “심층조사 보고서와 피해자 진술 내용이 상당 부분 일치하는데도 피해자로 인정되지 않는 상황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경찰청 관계자는 “수사는 기본적으로 증거 중심이며 비언어적 반응 역시 중요한 인적 증거로 보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김윤태 우석대 교수는 “우석대 조사 보고서는 사법부에서 90% 이상 증거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며 “경찰이 정말 관심을 갖고 접근했다면 충분히 협업할 수 있었다”고 맞섰습니다.
 
참석자들은 색동원 사건을 계기로 발달장애인 조사 체계 전반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서혜진 여성변호사회 변호사는 “절차는 피해자를 위해 존재해야 하는데 지금은 피해자가 절차를 따라가지 못하면 없는 피해처럼 취급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13일 국회 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열린 '색동원 피해자 심층조사보고서,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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