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유정복 임명 IGCD, 자재·분양도 '이해충돌 의혹'
자재 채택에 IGCD 임직원 조직적 개입 정황
방문 일정표에 "사업제휴·도면에 표현" 기재
분양대행사 자격 요건도 대표가 직접 작성
임명권자 유정복 인천시장 책임론도 불가피
2026-05-11 16:25:36 2026-05-11 16:58:32
[뉴스토마토 김현철 기자] 인천글로벌시티(IGCD)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사업에서 인천글로벌시티 대표의 이해충돌 의혹뿐 아니라 임직원까지 조직적으로 개입된 정황이 확인됐습니다. 자재 채택을 비롯해 분양대행사 선정 과정에서도 인천글로벌시티 대표가 자격 요건을 직접 작성했다는 사실이 본인 통화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인천글로벌시티 의사결정 라인 전반의 운영 방식에서 문제가 드러난 만큼, 인천 시민의 세금이 투입된 공공 SPC(특수목적법인)의 거버넌스 자체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인천글로벌시티가 송도국제도시 재외동포타운 3단계 사업부터 적용할 새로운 아파트 공식 브랜드 ‘홈잉루츠(Homing Roots)’ 로고. (사진=인천글로벌시티)
 
11일 <뉴스토마토>가 확보한 인천글로벌시티 내부 자료 '자재·설비 업체 방문 일정표'(2025년 9월~2026년 3월)에 따르면, 인천글로벌시티의 A대표뿐 아니라 의사결정 라인의 임직원들이 분야별 자재 업체 방문에 직접 참여하고 설계에 반영한 기록이 다수 확인됩니다. 일정표에 등재된 8건의 자재·설비 업체 방문에서 A대표가 직접 참석한 사례는 2건, 임직원들이 참석한 사례는 6건입니다.
 
일정표 비고란에는 "사업제휴안 도면에 표현", "사업제휴안 도면에 적용 포함", "사업제휴안 도면에 적용 예정", "샘플 모델하우스 차임"이라는 표현이 일관되게 등장합니다. 도면에 맞는 자재를 공급할 업체를 선정한 것이 아닌, 업체를 먼저 선정하고 도면에 이를 적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입니다. 방문이 업체를 선정하기 위한 단순 견학이 아니라 이미 업체가 제공하는 자재를 반영할 것을 전제로 한 사전 접촉이었다는 사실이 인천글로벌시티 자체 문서에 기재된 것입니다. 
 
이해충돌 의혹이 제기된 A대표의 지난 1월28일 화장실 층상배관 공법(OSP) 견학을 비롯해 일정표에는 △지난해 9월 설비 분야 △올해 2월4일 소방 분야 △2월5일 외장 도어 분야 △2월23일 부대 편의시설 분야 △3월19일 창호 분야 자재 업체 방문이 줄줄이 잡혀 있습니다. 분야를 불문하고 '임직원 사전 방문→사업 제휴→도면 반영' 패턴이 반복됩니다.
 
A대표는 이 같은 자재 선정 과정에 대해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회사 내 자재 신공법·신자재 평가·선정위원회가 검증을 해서 평가하고, 거기(도면)에다 집어넣는 것"이라며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평가위원회가 평가하는 후보 업체가 이미 임직원 사전 접촉을 거친 업체로 좁혀져 있다면, 평가위원회의 평가는 사전 결정을 사후 추인하는 절차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분양대행사 선정 과정에서도 A대표의 직접 개입이 확인됐습니다. A대표는 통화에서 분양대행사 자격 요건을 본인이 직접 작성했다고 시인했습니다. A대표는 "(분양대행사 입찰 요건에) 내가 관여한 게 있다. 지역 업체를 우선 (선정)하라고 (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실무자가 분양대행협회에서 추천을 받자고 해서 내가 '협회장부터 대의원들이 다 짬짬이 해서 자기네들끼리 가져가는 집단인데 왜 우리 고유 권한을 걔네들 보고 업체 추천권을 주냐'고 (반박)했다"며 "내가 써줬다. 직원이 일을 못해서 (그렇게 했다)"라고 했습니다.
 
통상 분양대행사 입찰 자격 요건은 실무 부서가 마련하고 평가위원회가 검토하는 절차를 거칩니다. 인천글로벌시티의 대표가 자격 요건을 직접 작성한 것 자체가 이례적입니다.
 
인천글로벌시티는 분양대행사 적격 업체 5곳을 사전 PQ 심사(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로 선정한 뒤 시공사에 최종 선정 권한을 위임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시공사 선정 재입찰 공고 8번 항목에는 '인천글로벌시티에서 PQ심사에 의거해 선정한 5개 분양대행사 중 시공사 분양대행사 선정 기준에 의거해 최종 업체 선정'하도록 명시돼 있습니다. 시공사는 인천글로벌시티가 사전 선정한 5곳 안에서만 한 곳을 골라야 한다는 겁니다.
 
인천글로벌시티 내부에 정통한 관계자는 <뉴스토마토> 통화에서 송도글로벌타운 1·2단계 사업에서 진행된 절차와 3단계 사업의 절차가 정반대로 뒤집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1·2단계 때는 분양대행사를 먼저 선정해서 분양이 다 끝난 상태에서 시공사를 선정했다. 시공사가 분양 리스크 없이 들어왔다"며 "그런데 3단계는 시공사를 먼저 선정하고 분양 대행 권한도 시공사에 위임하는 구조다. 시공사가 분양 리스크까지 떠안는 구조"라고 말했습니다.
 
인천글로벌시티는 인천투자펀드 100% 출자로 설립된 SPC입니다. 형식상 주식회사로 상법 적용을 받지만 자금 조달 구조상 사실상 공공사업 성격을 띱니다.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사업 역시 6000억원 규모 토지비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요구에 따라 인천글로벌시티가 은행 차입으로 마련했고, 사업에서 발생하는 1500억원 개발이익은 영종 국제학교 건립 재원으로 흘러가도록 4자 업무약정에 명문화돼 있습니다. 인천 시민의 자금이 들어간 공공사업이라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인천글로벌시티 의사결정을 감독할 수단도 사실상 부재한 상태입니다. 해당 관계자는 "재원 조달 주체가 모두 인천글로벌시티이기 때문에 인천경제자유구역청도 알아서 하라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관청에서 제재할 수 있는 부분이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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