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찰청장 인선 초읽기…'안정' 대 '쇄신'
경찰공무원법 개정안 행안위 통과 "청장 선임 목전"
지휘부 공백 장기화 "경찰 조직 안정화할 청장 필요"
"처우 개선 등 고착화된 문제 해결해야" 개혁 주장도
2026-03-27 16:52:57 2026-03-27 17:10:39
[뉴스토마토 박진석 기자] 경찰청장에게 연령 정년을 적용하지 않는 경찰공무원법 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하면서 현재 공석인 경찰청장 선임이 눈앞으로 다가왔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편에서는 불법 계엄 이후 경찰 고위직 인사가 지연된 만큼 불안정한 조직을 안정시키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른 한편에서는 이번 기회를 조직 개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지난 18일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경찰청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사범 수사상황실 현판식을 마친 뒤 발언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전날 경찰청장·해양경찰청장·국가수사본부장에 대해 연령 정년(만 60세)을 적용하지 않는 내용의 경찰공무원법 개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해당 직위에서 임기 도중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남은 임기를 채울 수 있게 됩니다.
 
또 경찰공무원법 개정안의 상임위 통과를 차기 경찰정장 선임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치안총감인 경찰청장은 한 단계 아래 계급인 치안정감 중에서 결정됩니다. 현재 차기 경찰청장으로 거론되는 치안정감 중 다수가 정년 연령에 들어서면서 경찰청장 임명 후에도 임기를 못 채우는 '반쪽짜리' 경찰청장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수장·지휘부 '장기 공백'…안정이냐 쇄신이냐
 
경찰은 지난 2024년 12월12일 조지호 당시 경찰청장의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 1년이 넘게 차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됐습니다. 수장을 비롯해 비상계엄에 연루된 다수의 경찰 고위직들이 직위해제·대기발령으로 지휘부 공석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검찰청 폐지와 보완수사권 논란, 법왜곡죄 도입 등 경찰이 직면한 각종 현안들에 대해서도 경찰은 특별한 의견을 내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혼란을 해소하고 경찰 조직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경찰청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합니다. 수도권의 한 경찰서 과장급 관계자는 "경찰 조직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며 "수장과 지휘부가 없어 인사도 지연되고, 치안 정책을 힘 있게 밀고 갈 수 있는 원동력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내부가 안정적이지 못하면 결국 피해는 치안 서비스 수요자인 국민들이 입게 된다"며 "조직을 안정화시킬 경찰청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습니다.
 
현재의 혼란을 쇄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검찰 폐지로 경찰이 수사를 전담하게 되면서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위급 경찰 관계자는 "최근 검찰에서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며 "이후 경찰이 놓친 부분을 검찰이 해결했다며 보완수사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수사권 독립은 경찰의 숙원이었다"며 "새로운 경찰 지휘부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힘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경찰이 오랜 기간 해결하지 못해 고착화된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전국경찰직장연합회 관계자는 "국회에서 경찰공무원도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 법안이 발의됐다"며 "차기 경찰청장은 일선 경찰관들의 취약한 근무 여건과 처우 개선을 해결할 수 있도록 경찰노조 설립에 긍정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재성·박성주·황창선·한창훈 등 거론
 
현재 차기 경찰청장 후보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지난해 6월부터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유재성 경찰청 차장입니다. 그는 같은 해 12월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원 출입 통제 조치가 위헌·위법한 행위였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등의 행보를 보인 바 있습니다. 경찰 내부에서는 그를 두고 이재명 정권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 외에도 30년 동안 수사 분야에 몸을 담아온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과 경찰 서열 2위인 박정보 서울경찰청장도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황창선 경기남부경찰청장과 한창훈 인천경찰청장도 꼽힙니다.
 
다만 현재까지 경찰청장 선임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6·3 지방선거가 70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청와대에선 정치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차기 경찰청장 인선 시점을 선거 이후로 정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아울러 경찰공무원법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 여부도 주목해야 합니다. 유 차장과 박 본부장, 황 청장은 올해 정년을 앞두고 있어 개정안 통과 없이는 경찰청장 2년 임기를 다 채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20대 경찰청장인 이철성 전 경찰청장의 경우 2018년 8월까지가 임기였으나 정년으로 인해 임기 2개월을 앞두고 퇴임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혼란스러운 경찰 조직을 바로잡기 위해 경찰청장은 필수지만 차기 경찰청장을 조속히 결정하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6·3 지선과 경찰공무원법 개정안 본회의 통과 등이 마무리되면 경찰청장 선임 절차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진석 기자 ptba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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