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소녀상 옆 제자리 지킨 수요집회…"역사 잊지 말아야"
소녀상 둘러싼 바리케이드 철거 기대에도 이뤄지지 않아
소녀상 작가 "보호받는 건지 감옥 갇힌 건지…너무 슬퍼"
"소녀상 다행히 잘 보존"…바리케이드 철거 후 보수 예정
2026-03-25 17:23:32 2026-03-25 18:54:06
[뉴스토마토 박진석 기자]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가 구속돼 다행이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니에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위해 국민들은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해요."
 
25일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 작가가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수요집회에 참석해 소녀상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25일 오후 12시쯤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에서 진행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시위(수요집회)'에 참여한 최용주(31)씨는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을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이날 1745회를 맞은 수요집회는 소녀상 옆에서 진행됐습니다. 지난 2019년 12월부터 '소녀상 철거 집회'를 벌이던 김 대표가 소녀상 옆자리를 선점해 왔지만, 그가 지난달부터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집회를 중단하자 수요집회가 다시 제자리를 찾은 겁니다. 당초 이날은 김 대표가 집회 재개를 예고한 날이지만, 지난 20일 김 대표가 사자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면서 관련 집회를 열 수 없게 되면서 다행히 수요집회는 이날도 제자리를 지킬 수 있게 됐습니다.
 
수요집회에서는 김 대표의 구속을 환영했습니다. 최은주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는 "여성 인권 증진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평생을 투쟁해 온 피해 생존자들의 삶을 부정하고, 인권의 가치를 훼손한 행위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이뤄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습니다.
 
수요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김 대표 구속으로 소녀상을 둘러싼 바리케이드가 철거되길 기대했습니다. 김해란(67)씨는 "바리케이드에 갇혀 있는 소녀상을 바라볼 때마다 아름다운 청춘을 잃어버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고통이 떠올라 가슴이 아린다"며 "곧 바리케이드가 철거돼 온전한 소녀상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이날 수요집회에는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 작가가 소녀상의 상태를 구석구석 살피기도 했습니다. 김 작가는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지만 큰 훼손 없이 잘 보존돼 있다. 일부 페인트가 벗겨졌지만 보수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소녀상을 옮기기보단 이곳에서 보수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갈라진 틈을 메우는 등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수 단체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바리케이드에 둘러싸인 소녀상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김 작가는 "너무 슬프다. 보호받고 있는 건지 감옥에 갇힌 건지 잘 모르겠다"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김 대표 등으로부터) 또다시 모욕받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국가가 지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위안부' 피해 사실에 무관심해지면 '위안부'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며, '위안부'를 부정하는 주장이 사실로 받아들여진다. 국민들은 '위안부' 피해를 관심 있게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작가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은 추후 바리케이드가 철거되면 소녀상 주위에 천막을 설치하고 보수 작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다만, 실제로 바리케이드가 철거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정의연 관계자는 "소녀상 철거 집회가 다시 열릴 가능성을 우려해 (바리케이드) 철거를 고심하고 있다"며 "다음 수요집회가 진행되는 4월1일 철거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정의연은 김 대표의 집회로부터 소녀상을 보호하기 위해 경찰에 경비를 요청했고, 결국 지난 2020년 6월부터 현재까지 소녀상 주위에는 경찰의 바리케이드가 설치됐습니다.
 
박진석 기자 ptba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