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정부의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CSAP) 개편안을 둘러싸고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CSP)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논의 절차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공청회를 통한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예상되는 수요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디지털 뉴딜 예산과 홈네트워크 망 분리 비용도 언급됐다.
11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술(ICT)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CSAP 개편안에 따라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사(CSP)의 '하' 등급 공공시장 참여를 허용하면 국내 CSP에게 중·상 등급의 수요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청사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상' 등급 수요의 경우 보안등급을 강화하는 조건으로 민간클라우드 활용 방안을 검토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빠진 채 '하' 등급만 규제 완화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추진) 순서가 거꾸로 돼 있어 순서를 바로잡아서 공청회 등 의견 수렴을 거치고 수요 확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일을 10월로 못박지 말고 부처 간 협의도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글로벌 사업자 진출에 따른 데이터 해외 유출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은 "미국은 해외정보감시법을 통해 필요한 정보에 대해서는 별도의 영장 발행을 통해 해당 정보를 수집하거나 영장이 없어도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면서 "물리적 망 분리를 하지 않고 논리적 망 분리만 했을 때 국내 민감정보의 해외 유출 가능성이 있는데 정부는 이를 고려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이에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미국 클라우드법이 불법행위와 관련이 있거나 영장을 발부받은 경우에도 업체들이 이의를 제기하면 들여다볼 수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글로벌기업들이 이미 많이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 8월 공공 클라우드 시스템을 중요도에 따라 3등급으로 구분하고, 가장 낮은 등급에 대해선 논리적 망 분리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개편하겠다고 발표했다. 박 차관은 "일단 3등급제를 도입하되 '하' 등급에서 논리적 분리를 검토 중이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이날 윤영찬·박찬대 의원은 글로벌 기업의 국내 서버 구축 현황 자료를 요청했으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 사업자는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응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국감에선 문재인정부 시절 데이터산업 생태계 활성을 위해 시행됐던 데이터 바우처 사업의 예산이 삭감된 것에 대해 '전 정부 흔적 지우기가 아니냐'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주 의원은 "수요기업의 만조도 조사, 사업 성장과 역량 강화, 매출 기여액 등 모든 부분의 실적이 좋아지는 데 왜 예산이 삭감됐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이정문 의원 역시 "시행 4년 차에 접어들면서 성과도 좋고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도 업무 추진 계획에 지원 확대 계획을 세웠는데 대폭 예산이 삭감돼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겠냐"고 반문했다. 이에 윤혜정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장은 "예산이 개편된 관계로 바우처를 통한 지원은 청년과 중소기업 등에 집중하고, 기존 데이터 활용 및 축적 사례 공유를 통해 성장을 유도하는 것을 병행하겠다"고 설명했다. 고민정 의원은 공급기관과 수요기업의 매칭률이 점차 떨어지는 점을 예로 들며 "성과를 마저 만들지 못하고 넘어가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이밖에 홈네트워크 망 분리도 화두에 올랐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7월부터 의무화된 공동주택 홈네트워크 망분리 규정 이행 과정에서 500세대 기준 7억5800만원의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는 세대당 약 150만원"이라면서 "수천억원 규모의 보안 시장이 열린다고 볼 수 있지만 수천억원의 국민 부담이 생긴다고도 볼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11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ICT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정청래 국회 과방위 위원장이 정회를 선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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