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한화(000880)가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지 약 2년 만에 미 해군 함정 건조 사업을 처음으로 따냈습니다. 상선 중심이던 필리조선소가 군함까지 짓는 조선소로 인정받으면서 총 35척 규모 미 해군 중형상륙함 사업의 후속 물량 확보에도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한화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의 미국 법인 한화디펜스USA가 미 해군 선박건조관리업체(VCM) 토트서비스와 중형상륙함(LSM) 1척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습니다. 계약 규모는 약 2억6900만달러(약 3575억원)이며 건조는 한화필리조선소가 맡습니다. 한화가 2024년 12월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이후 미 해군 함정 건조 사업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계약에는 3척을 추가로 건조할 수 있는 옵션도 포함됐습니다. 건조 착수 시점은 2027년 4분기이며 사업 전체의 첫 함정은 2030년 인도될 예정입니다.
VCM은 미 해군으로부터 선박 건조 계약과 관리 전반을 위임받아 수행하는 업체입니다. 토트서비스는 지난 7월 이 사업의 VCM으로 선정돼 22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었고 최대 8척의 건조를 관리합니다. 미국 볼린저조선소·핀칸티에리 마리네트 마린과도 계약 협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토트서비스는 경쟁 절차를 거쳐 안전·품질·납기 실적 등을 종합 평가해 한화를 건조 업체로 선정했습니다. 한화필리조선소는 미 해사청의 국가안보다목적선(NSMV) 사업에서 토트서비스와 VCM 방식으로 4척을 건조·인도하며 협업해 왔습니다. 한화디펜스USA도 올해 초부터 필라델피아 현지에 인력을 투입해 조선소의 해군 사업 준비를 지원했습니다.
중형상륙함은 미 해군이 인도·태평양 등 분쟁 연안에서 분산 작전을 펼치기 위해 도입하는 원정작전용 상륙함입니다. 해병대 병력과 장비·보급품을 연안 지역으로 수송·전개하는 임무를 맡습니다. 서태평양에서 중국의 군사적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는 미 해병대 전략의 핵심 전력으로 꼽힙니다.
함정은 길이 100m, 폭 16m, 경하중량 약 2687톤이며 항속거리는 약 7400km입니다. 미 해군은 네덜란드 다멘의 LST-100 설계를 기반으로 기존 상용 설계를 활용하고 여러 조선소에서 동시에 건조해 초기 전력화 시기를 앞당긴다는 구상입니다.
한화필리조선소는 이번 수주로 함정 설계 참여에서 건조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습니다. 지난 3월 한화디펜스USA와 함께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NGLS) 개념설계 사업에 참여했고 7월에는 미국 ‘골든돔’ 미사일 방어체계와 연계된 해상 미사일 시험 계측선(MRIV) 건조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마이클 쿨터 한화디펜스USA 대표는 “2024년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이후 한화는 미 해군 등 연방 정부 고객을 위한 선박 건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인력과 기술에 대규모 투자를 해왔다”며 “일정과 예산에 맞춰 함정을 인도할 수 있도록 토트서비스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현지 정치권도 반겼습니다. 데이브 매코믹 미 상원의원(공화·펜실베이니아)은 “필라델피아를 향한 한화의 꾸준한 의지는 미국 노동자와 산업에 투자할 때 무엇이 가능한지 보여준다”고 평가했습니다. 매코믹 의원은 지난달 방한해
한화오션(042660) 거제사업장을 둘러보고 김동관 한화그룹 수석부회장과 미국 조선업 추가 투자를 논의하기도 했습니다.
미 해군은 중형상륙함을 총 35척 도입할 방침입니다. 한화는 이번 수주 실적을 바탕으로 미 해군 함정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후속 물량 수주에 대비해 인력 양성과 설비투자 등 준비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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