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백겸 기자]'장윤기 사건'의 부실수사·증거인멸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박성주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등 전·현직 경찰 간부 4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신태훈 광주지검 차장검사가 2일 오후 전남광주 동구 광주지검 중회의실에서 장윤기 사건 관련 '부실수사·증거인멸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광주지검은 2일 박 전 본부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전 국가수사본부 강력범죄수사과장 대행(현 강력범죄수사계장), 전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장, 현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 성폭력범죄수사계장 등 3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본부장 등은 장윤기 사건을 수사하던 광산경찰서 수사팀의 병합 수사·송치 건의에도 장윤기의 외국인 여성 강간·스토킹 사건과 여고생 살인 사건을 분리해 수사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광산서 수사팀은 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중 장윤기가 범행 이틀 전인 지난 5월3일 외국인 여성 A(26)씨의 주거지에 침입해 성폭행하고, 스토킹한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수사팀은 해당 사건을 수사한 뒤 같은 8일 광주경찰청을 통해 국수본에 두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겠다고 보고했습니다. 하지만 국수본 지휘부는 두 사건을 분리해 수사하도록 지시했습니다.
검찰은 당시 경찰이 지난 3월 발생한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으로 스토킹 부실 대응을 비판받던 상황이 영향을 끼쳤다고 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장윤기 사건에서도 강간·스토킹 사건과의 연관성이 알려질 경우, 경찰에 대한 비난이 커질 것을 박 전 본부장 등이 우려했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입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본부장은 장윤기의 강간·스토킹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당시 강력범죄수사과장 대행에게 "강간은 조용히 하자", "일부러 숨기는 것은 아닌데 굳이 우리가 먼저 꺼낼 것은 아니지 않느냐"는 취지로 말하며 분리 수사를 지시했습니다.
이후에도 광산서 수사팀이 병합 수사와 송치를 수차례 건의했지만 묵살됐다고 검찰은 설명했습니다.
검찰의 기소에 박 전 본부장은 "결코 인정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박 전 본부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가수사본부가 경찰 조직의 부실 대응을 은폐하고 여론의 비난을 회피하기 위해 분리수사를 지시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당한 논리 구성"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왜곡·축소 또는 부당한 지시를 할 필요도 아무런 이유도 없다"면서 "기능별로 철저히 수사할 것, 사건의 성격상 보안을 유지할 것 등 지극히 정상적이고 통상적인 업무지시를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백겸 기자 kb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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