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광훈-극우유튜버·보수인사 '전방위 연결' 수사
서부지법 폭동 전후 전광훈 발언, 커뮤니티 글 수사 대상
폭동 참여 극우 유튜버 중 '김건희 팬클럽' 운영자도 포함
2025-02-04 17:56:47 2025-02-04 18:46:48
[뉴스토마토 김태현 기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내란선동 혐의로 입건한 경찰이 4일 이 교회 특임전도사인 윤모씨를 체포해 조사 중입니다. 경찰은 전 목사가 극우유튜버, 보수인사들과 전방위적으로 연결됐고, 이 관계를 통해 서울서부지법 폭동 등을 선동했을 걸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광화문 전국 주일 연합예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전도사는 윤석열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난달 19일 새벽 서부지법에 들어가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습니다. 윤 전도사는 폭동 현장에서 “윤석열 지지자면 같이 싸워라. 이대로 가면 대통령 바로 죽는다”라고 외치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윤 전도사가 폭동에 가담했는지 뿐만 아니라 배후에서 폭동을 선동했는지까지 조사할 방침입니다.
 
앞서 경찰은 지난달 18일 밤부터 19일 새벽까지 서부지법 안팎에서 벌어진 불법행위와 관련해 99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63명을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습니다.
 
경찰은 불구속 수사 중인 36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특히 전광훈 목사를 입건해 발언 내용을 살펴보는 등 폭동을 선동한 배후 세력이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습니다.
 
서부지법 폭동 사태 피의자들은 배후 세력 의혹에 대해선 대체로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과는 달리 이미 윤씨의 체포 당일이었던 지난달 15일부터 집단적인 움직임이 포착됐습니다.
 
전 목사가 이끄는 단체의 집회나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국민의힘 갤러리 등을 중심으로 법원으로 침입해야 한다는 내용들이 나왔던 겁니다.
 
전 목사는 지난달 18일 광화문 집회에선 "서부지법에 안 나타시는 분들은 형사 처벌하겠다"는 발언을 하면서 아스팔트 보수들이 폭동에 참여하도록 선동했습니다. 다음날인 19일 집회에서도 "이미 국민 저항권이 발동된 상태이고 국민 저항권은 헌법 위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지난해 12월 22일 전 목사는 자신의 유튜브채널에서 '전광훈 목사 총동원령!! 윤 대통령 한남동 관저 집결!!'이라는 제목으로 생중계 방송을 진행하면서 "(직무 정지가) 풀리면 대통령이 또 계엄령 새로 선포하면 되는거야"라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민생경제연구소, 검사를 검사하는 변호사모임 등 시민단체는 전 목사를 내란선동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경찰은 윤씨가 체포된 지난달 15일 이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에 사법절차를 부정하고, 윤씨의 체포·탄핵에 반대하는 글들이 급격히 늘어난 것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커뮤니티에선 '서부지법은 후문 쪽 담장 높이가 낮고, 거기엔 배치된 경찰이 적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서부지법에 침입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까지 언급된 걸로 전해졌습니다. 실제로 이 글이 올라온 지 채 30분도 안돼 아스팔트 보수 17명은 서부지법 후문 담을 넘다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서부지법 폭동 사태로 구속된 극우 유튜버 '젊은시각'은 윤씨의 부인 김건희씨의 팬클럽 '퀸건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운영자인 걸로 드러난 겁니다. 젊은시각은 지난달 22일 유튜브 커뮤니티에 서부지법 폭동과 관련해 자신이 구속됐다는 소식을 알린 후 “일요일 새벽에 체포되자마자 방문해주신 황교안 대표님, 김태우 전 구청장님 감사의 마음을 올린다”며 “윤상현 의원님은 특보단장을 보내 격려해 주셨다”고 했습니다.
 
지난달 18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씨가 서울서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자 윤씨 지지자들이 서부지법 담장을 넘으려는 시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부지법 폭동 이후 도넘은 행태
 
국민의힘 관계자들은 서부지법 폭동 이후에도 이에 동조하는 취지의 발언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판사 출신인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윤씨의 탄핵을 심판하는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조 의원은 지난달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세이브코리아가 개최한 '국가 비상 기도회' 연단에 올라 "탄핵이 잘못된 것이다. 우리가 힘을 모아야 한다. 국민이 무섭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했습니다.
 
최근에는 '윤석열 탄핵'을 요구하는 배지를 달고 근무한 한 대형마트 직원의 신상이 온라인을 통해 공유되고, 해당 마트 직원들까지 위협당하는 등 일상에서의 공포도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서부지법 폭동사태 이후에는 온라인 괴롭힘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의 위협까지 나타나는 상황입니다.
 
이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마트노조)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 불상의 디시인사이드 이용자 등을 명예훼손 및 협박 등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김태현 기자 taehyun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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