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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3000가구 입주 앞둔 개포…"전셋값 4억원 이상 내려"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내년 2월 입주…"3분의 1가량 전세로 나와"
전세 매물 급등에 가격 급락…일대 시세 13억원서 8억원대 매물 나와
"내년 강남 일대 입주 물량 많아…가격 하락하며 역전세난 심화할 것"
2022-12-08 06:00:00 2022-12-08 06:00:00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모습. (사진=김현진 기자)
[뉴스토마토 김현진 기자] "과거 인근 단지들이 입주할 때는 시간이 갈수록 전세가격이 올랐는데 지금은 정반대로 날이 갈수록 가격이 빠지고 있어요."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
 
7일 찾은 개포동 일대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입주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으로 해당 단지 인근에는 주변 정리 작업을 하는 작업자들이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작업자뿐 아니라 일대 중개사무소도 바쁘긴 매한가지였다. 개포자이 프레지던스가 내년 2월 입주할 예정으로 시장에 매물이 급증하며 전화 문의나 상담을 받기 위한 손님을 응대하는 중개사무소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시장 분위기를 살피기 위해 방문한 중개사무소는 상담을 받는 중에도 전화 문의가 이어졌다.
 
개포자이 프레지던스는 개포주공4단지를 재건축한 아파트로 총가구수 규모만 3375가구에 달한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입주를 앞둔 만큼 일대 임대차 시장에도 전세 매물이 급증했다는 설명이다.
 
개포동역 인근 A중개업소 관계자는 "대단지 아파트가 입주가 예정돼 있어 나오는 전세 매물이 많다"며 "정확한 데이터를 집계한 건 아니지만 개포자이 프레지던스가 3375가구인 점을 고려하면 그래도 3분의 1 정도는 전세 매물로 시장에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지난 9월부터 전세 매물이 풀리며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주를 원하는 사람들도 원래 살던 집이 빠져야 갈아탈 수 있는데 현재 상황이 좋지 않아 문의는 많지만 계약으로 이어지는 건은 드물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 번에 많은 전세 매물이 풀린 반면 거래는 늘어나지 않아 가격도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B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래 일대 20평형 전세가격이 13억원 정도 했는데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20평형은 지금 가장 저렴한 건 7억원대에도 나오고 보통 8억원 중반 선에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일대 중개업자들은 지금과 같은 상황을 일반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과거에는 입주 물량으로 인해 전세 매물이 늘어나면 거래로 이어지며 가격이 상승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C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까지 일대에 입주장을 몇 번 봤는데 과거에는 8월 계약이 시작되면 시간이 지날수록 비싸져 계약을 서둘렀다"며 "하지마 지금은 시간이 갈수록 가격이 빠지는 이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래미안 블레스티지 모습. (사진=김현진 기자)
개포자이 프레지던스뿐 아니라 인근에 자리한 '디에이치 아너힐즈'와 '래미안 블레스티지' 전세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B중개업소 관계자는 "디에이치 아너힐즈 20평형도 예전에는 13억 이상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10억원대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C중개업소 관계자는 "래미안 블레스티지도 전세로 나왔던 매물이 거래가 되지 않아 쌓이는 추세"라며 "가격도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며 비쌀 때 12억원까지 했던 20평대 전셋값이 지금은 7억~8억원까지 내려왔다"고 말했다.
 
입주가 마무리되는 3월 이후에는 가격이 더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디에이치 같은 경우도 1~2월 입주를 원하는 수요로 인해 가격 방어를 하고 있지만, 자이 프레지던스가 입주를 끝내고 본격적인 비수기에 접어들면 가격이 더 빠질 수 있다"고 했다.
 
내년 개포뿐 아니라 강남지역에 많은 입주 물량이 풀릴 예정으로 전세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며 역전세난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초구·강남구·송파구·강동구 등 강남4구의 내년 입주 예정 물량은 1만2402가구로 올해(3592가구)보다 3배 이상 많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최근 전세시장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어 내년 입주 물량이 많이 풀린다면 전세가격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전세가격과 동반해 매매가격도 떨어지는 상황으로 아무리 강남에 집을 보유한 사람들이 자금여력이 상대적으로 좋다고 하더라도 수억원을 마련하기는 어려워 역전세난이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진 기자 k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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