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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조선 빅2' 합병 지연…"내년 상반기에 마무리"
(조선업계의 난제 M&A)①기업결합심사 승인 2개국뿐
EU, 7월 2차 심사 유예…"일부 경쟁국 연내 끝낼 듯"
2020-10-05 06:00:13 2020-10-05 06:00:13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042660)의 합병이 지연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경쟁국의 기업결합심사가 늦어진 탓이다. 양사의 합병은 내년 상반기는 돼야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7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심사를 일시 유예한 후 지금까지 심사를 재개하지 않고 있다.
 
EU집행위는 앞서 3월에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자료 수집이 어렵다며 심사를 한 차례 유예한 바 있다. 이후 두달 만에 심사를 재개했으나 지난 7월 또 다시 심사를 일시 유예한 것이다. 당초 EU집행위가 심사기한으로 제시했던 9월3일도 이미 넘어갔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업은행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 체결식 모습(왼쪽 두번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회장). 사진/뉴시스
 
앞서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그룹은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EU, 일본, 중국, 싱가포르, 카자흐스탄 등 6개국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했다. 이중 가장 먼저 카자흐스탄 심사가 통과되며 첫 관문을 넘었다. 지난 8월에는 싱가포르 경쟁·소비자위원회(CCCS)로부터 '무조건 승인' 판정을 받았다. 
 
이제 남은 심사는 한국 공정위, EU, 일본, 중국 등 4개국이다. 당초 양사의 합병 심사가 연내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난해 3월 산업은행과 대우조선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 지 1년7개월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로 심사가 지연된 이유가 가장 크다. 
 
특히 이 중에서도 EU의 심사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U는 경쟁법이 가장 발달한 곳이자, 기업결합심사의 핵심국가로 꼽힌다. EU의 승인 여부에 따라 다른 경쟁국도 기업결합심사에 대한 결론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EU집행위는 심사 유예 전인 지난 6월 현대중공업에 기업결합 중간심사보고서 스테이트먼트 오브 오브젝션즈(SO)를 통보했다. 보고서에는 탱커, 컨테이너선, 해양플랜트 등에서는 경쟁제한 우려가 해소됐지만 LNG(액화천연가스)선, LPG(액화석유가스)선 등 가스선 분야에서는 아직 우려가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심사가 연이어 밀리면서 합병작업이 연내에 마무리되긴 어려워 보인다. 지난달 28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 4개국에서 기업결함 심사를 진행중에 있다"며 "핵심인 EU는 올해 말까지 결론낼 것으로 전달받았다. 내년 상반기까지 거래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도 올해 안으로 심사 결과를 밝힌다는 입장이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달 초 취임 1주년 간담회를 열고 양사 기업결합 심사를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내에 합병 절차를 모두 끝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싱가포르, 카자흐스탄이 이미 승인을 내린 만큼 경쟁국 심사는 일부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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