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여야는 17일 열린 마지막 대정부질문에서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특혜 의혹을 두고 공방전을 벌였다. 야당 의원들은 추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휴가와 관련한 '국방부 민원'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했고, 이후 질의를 진행한 여당 의원들은 야당의 의혹 제기에 추 장관을 적극 엄호하는데 나섰다. 여야 간 정책 경쟁이 실종되면서 민생은 뒷전으로 밀린 채 지루한 논쟁이 이어졌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추 장관을 향해 "국방부 내부 문건에 의하면 당시 아들의 직속 상관인 지원단장 면담 기록에 '부모님께서 민원을 넣었다'고 돼 있다"며 "직접 민원을 넣은 바 있느냐"고 지적했다. 같은 당 최형두 의원도 "누구는 아빠 찬스로 화려한 스펙을 쌓아 좋은 대학에 가고, 누구는 엄마 찬스로 특별한 휴가와 보직 청탁을 했다"며 추 장관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왼쪽)이 17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추 장관도 물러서지 않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추 장관은 국방부 민원실 전화 여부에 대해 "저는 민원을 넣은 바가 없다. 남편도 민원을 넣은 적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보좌관 청탁 의혹과 관련해서는 "제가 이 문제에 대해 알고자 확인을 한다든가 하면 수사에 개입했다고 주장할 것"이라며 "보좌관에게 일체 연락을 하지 않은 채 수사기관의 신속한 수사 결과를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은 "있는 그대로 봐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추 장관은 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정치자금을 썼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추 장관은 "내부자 거래나 공정의 훼손, 정치자금법 위반은 없다"며 "아이가 느꼈을 좌절을 정치하는 공인, 엄마로서 지대 교육을 해야겠다 해서 상가임대차 권리보호, 주택임대차보호법에 심혈을 기울였고 법무부 장관으로서 해당 법률 주무부서 국무위원으로서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과 야당 의원들의 공방에 본회의장에서는 고성이 이어졌고,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의석을 향해 "국민들께서 오늘까지 대정부질문을 어떻게 보셨을까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지적했고, 대정부질문 답변에 나섰던 정세균 국무총리도 "추 장관 이야기가 지금 벌써 며칠째냐"며 "국민의힘은 시민단체가 아니고 제1야당 아닌가. 이제는 좀 국정을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지난 14일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부터 추 장관 아들의 군 특혜 의혹이 주로 다뤄졌다. 15일 이어진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추 장관이 출석하지는 않았지만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향해 군 의혹과 관련한 국방부 내 병가 규정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 방역과 경제 대책에 대한 논의는 사실상 뒷전으로 밀렸다. 공직자로서 추 장관의 도덕성 문제가 중요한 현안이긴 하지만 정작 시급한 국정 현안을 챙기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대정부질문은 정책 질의가 핵심이고 중심이 돼야 한다"며 "대정부질문이 의혹제기의 장으로 변질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정부 3년차 이후의 대정부질문”이라며 “외국의 경우 3년차 때 대통령의 공약을 중심으로 정책 점검을 한다. 실효성과 실천 가능성을 국회에서 따져주는데 그런 것이 없어서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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