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소득토지세에 이어 기본대출 정책까지 제시, 정책에 대한 대중성을 확보하는 모습이다. 또 처음 대선에 도전한 2017년과 비교해서도 '재벌 대 서민', '강자 대 약자' 대결구도에서 탈피, 정책적 수혜를 구체적으로 밝히며 정책의 장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2일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기본대출권, 수탈적 서민금융을 인간적 공정금융으로 바꿔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기본대출 정책을 제시했다. 기본대출은 서민들의 일부 미상환에 따른 손실(최대 10%)을 국가가 부담하고, 서민들이 저리 대출을 받을 수 있게 정부가 개입하자는 것이다. 올해 2분기 국내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인 1637조3000억원으로 집계된 만큼 정부가 나서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9일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경제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기본대출은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소득토지세(국토보유세)에 이은 이 지사의 네번째 '기본브랜드' 정책이다. 정치권에선 이 지사가 기본대출을 꺼낸 건 갑작스러운 게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 지사는 2017년 성남시장 재직 당시 주빌리은행의 공동은행장을 지내며 수탈적 금융의 폐해에 눈을 뜨게 됐다는 설명이다. 주빌리은행은 서민의 악성채무 문제를 해결하고자 악성채권을 매입해 소각, 서민의 빚을 탕감하는 활동을 했다.
아울러 이 지사의 행보를 다년간 지켜본 인사들은 기본대출 정책을 통해 이 지사의 대선전략이 세련되게 진전됐다고 평했다. 이 지사가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설 당시엔 기본소득 외에 대중에게 뚜렷이 각인시킨 정책이 드물었고 대개 개념만 제시하는 데 그쳤다. 최근 언급하기 시작한 기본소득토지세, 기본대출 등의 개념은 당시 이 지사가 전국 순회강연과 토론회 등에서도 잠깐씩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를 아젠다로 만들어내는 데는 실패했다. 당시 캠프 관계자들은 "후보 메세지와 이미지 관리를 전문으로 해봤던 참모들이 적다 보니까 캠프 내에서 이슈 대응이 늦고 이슈 선점에 미숙했던 게 실책"이라고 토로했을 정도다.
반면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및 노동의 종말, 부동산문제 해결, 기본소득 재원 마련 및 조세 형평성 추구, 가계부채 해결에 관해 '기본브랜드' 정책을 일관된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정책을 홍보할 때도 과거처럼 '재벌 대 서민', '강자 대 약자'의 대결구도에서 다소 비켜나 발언수위를 조절하며 대중성을 확보하려는 모습도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이슈가 너무 많아지면 포커스가 흐려질 수 있는데 그걸 '기본'이라는 한 단어로 엮어내고 있다"면서 "2017년 대선 경선의 학습효과 덕분인지 자기 세력화를 위해서인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는 자세도 주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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