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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의뢰 이어 진정…계속되는 추미애 아들 '병가 의혹'
시민단체 "고발 사건 수사 더디다"…대검에 진정서 제출
서씨 측 변호인단, 진단서 공개했지만 허가서 설명 안해
2020-09-07 16:47:30 2020-09-07 16:47:3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군 복무 당시 병가 특혜 의혹이 끊이질 않고 있다. 변호인단이 서씨에 대한 진료기록과 민간 병원에서 받은 소견서까지 공개했지만 서씨가 2차 병가를 끝낸 뒤 누가 추가로 휴가 연장을 부대에 문의했는지, 또 이를 누가 승인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아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지난 6일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을 피진정인으로 추 장관 아들 서모씨 등에 대한 군무이탈죄, 직권남용죄 고발 사건에 대해 조속한 수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대검찰청에 제출했다고 7일 밝혔다.
 
이 단체는 진정서에서 "이번 고발 사건은 금융계좌 추적 등을 거쳐야 하는 복잡한 사건이 아니며, 피고발인 중 서씨의 병가 연장 신청이 적법했는지 여부, 만약 적법하지 않다면 그 위법한 병가 연장과 관련해 어느 공범이 개입됐는지 여부만 따지면 해결될 간단한 사안"이라면서 "그런데도 이번 고발 사건에 대한 수사는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의혹이 조속히 해명되지 않으면 법무부와 검찰 모두 고위직 자녀 연루 의혹에 대해 봐주기 늦장 수사를 하고 있은 것이 아니냐는 국민의 따가운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은 지난 1월 서씨의 휴가 의혹과 관련해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추 장관을 대검에 고발했다. 이 사건은 현재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부장 김덕곤)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는 3일 추 장관의 보좌관이 서씨의 부대에 연락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로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종배 법세련 대표는 "추 장관 아들 병가 연장과 관련해 추 장관의 지시 없이 보좌관이 자의적으로 부대에 전화해 서모씨 휴가 연장을 문의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불가능한 일이므로 추 장관이 보좌관에게 부대에 전화해 아들 병가 연장 문의 또는 요청할 것을 지시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추 장관이 보좌관에게 병가 연장 관련 전화를 하도록 지시했다면 직권을 남용해 불법하게 행사한 것이고, 보좌관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에 해당해 직권남용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서씨는 지난 2016년 11월 카투사에 입대한 후 무릎 통증으로 2017년 6월5일부터 14일까지 1차 병가를 냈고, 이 기간 삼성서울병원에서 입원하면서 수술을 받았다. 이후 같은 달 15일부터 23일까지 2차 병가를 냈고, 이 기간에는 수술 부위의 실밥을 제거했다. 서씨는 그달 24일부터 27일까지 병가 대신 휴가를 냈다. 
 
이와 관련해 서씨는 2차 병가 후 승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부대에 복귀하지 않고 휴가를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씨의 변호인단은 지난 2일 "서씨는 병가 규정에 따라 국군 양주병원에서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아 병가를 신청했고, 병가 신청에 필요한 서류 일체를 모두 제출했다"며 "또 2차 병가에 있어서도 병가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삼성서울병원에서 발급받아 제출했기 때문에 병가와 관련해서 서씨가 해야 할 의무는 모두 했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그런데도 마치 규정을 어겨가면서 병가를 간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서씨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병가에 대한 결재권자의 명령도 없는데, 사병이 병가를 갈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2차 병가 후 휴가에 대해서도 "수술 부위의 붓기가 가라앉지 않고, 통증이 지속돼 복귀 후 정상적인 부대 활동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2일~3일간의 병가 연장을 간부에게 문의했다"며 "병가 연장을 문의하게 된 것은 1차 병가를 가기 전에 지원반장으로부터 '병가가 30일까지 가능하다'는 사전교육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그런데 막상 병가 연장을 신청하니 병가는 어렵고 휴가를 써야 한다고 들었다"고 휴가를 낸 사유를 설명했다.  
 
서씨의 변호인단은 이후 6일 서씨가 2015년 4월7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왼쪽 무릎 수술을 받은 것에 대한 진료기록, 2017년 4월5일 삼성서울병원에서 오른쪽 무릎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것에 대한 소견서, 2017년 6월21일 삼성서울병원에서 병가 연장을 위해 발급받은 진단서 등을 공개했다. 
 
군행정상 소속 장병이 병가를 위해 진단서를 제출하면 이에 대한 허가서를 발급해야 한다. 변호인단은 그러나 2017년 6월 제출한 진단서에 대한 서씨 소속 군부대의 병가연장 승인서 발급에 대한 부분은 설명하지 않았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한 후 청사를 빠져나가기 위해 관용차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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