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 여부를 놓고 정책적 선명성을 강조한 가운데 이번엔 가계부채 해결에 관해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 가계부채 해결을 위해 고금리 불법사채를 무효로 하고, 시한부 지역화폐를 지급해 서민 가구를 돕자는 말이다. 정치권에선 이 지사가 대선주자로서 국민 관심이 큰 주요 이슈마다 소신을 밝히고 지지를 이끌어 전선을 넓히는 행보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지사는 지난 주말 자신의 페이스북에 8건이나 글을 올렸다. 이 가운데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주장한 글이 2건으로, 특히 "강제당한 차별이 가져올 후폭풍이 너무 두렵다"라며 선별적 재난지원금 지급론을 강도 높게 비판한 글이 큰 화제였다. 그런데 재난지원금 이슈에 이어 6일엔 가계부채 해결을 거듭 언급, 눈길을 끌었다.
이 지사는 이날 '이자상한 10% 실현 위한 불법사채 무효화법 촉구'라는 글에선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계부채 비율은 가장 높으나 국가부채 비율은 가장 낮다"며 "가계부채가 저금리 금융권 부채가 아니라, 악성 초고금리 대부업체 대출이나 불법사채라면 문제가 심각하다"고 했다. 또 '늘어날 수밖에 없는 악성 가계부채를 줄이고 경제를 살리는 한가지 방법'이라는 글에선 시한부 지역화폐 지급을 재차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월20일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코로나19 수도권 대유행에 따른 긴급호소 기자회견을 하다가 김희겸 행정1부지사로부터 사랑제일교회 관련 자료를 전달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지사의 지적처럼 급증하는 가계부채 실태는 우려를 자아내기 충분하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자료를 보면 올해 2분기 국내 가계부채는 1637조3000억원으로 집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래 가장 높았다. 또 OECD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비율은 184.2%로, 회원국 평균(125.8%)을 크게 넘어섰다. 이런 탓에 전문가들은 아예 가계부채를 '한국경제의 화약고'로 부를 정도다.
정치권에선 이 지사가 보편적 재난지원금 지급 주장에 대해선 일단 한수 접었으나, 복지 이슈를 계속 선점하고자 가계부채 문제를 거론하게 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 지사는 그동안 기본소득 지급을 주요 정책공약으로 강조하면서 "기본소득은 가계의 가처분소득을 높이면서 가계부채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이 지사는 고금리 대출을 규제하고자 국회를 통해 대부업체 법정 최고금리를 현행 24%에서 10%로 제한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가계부채 해결은 다가올 선거의 최대 쟁점이 될이라는 전망이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대선주자로서 일정한 지지율을 확보한 이 지사로서는 이제부터가 존재감을 키워가는 과정"이라며 "부동산과 재난지원금처럼 주요 이슈에 적극적으로 입장을 밝히는 행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지사의 성향을 고려하면 '기본소득을 줘도 국가 재정건정성엔 문제가 없다', '기본소득은 소비를 진작시키고 가계부채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라는 식으로 이슈를 끌고 가는 전략을 선택할 것"이라며 "직접 도정을 하는 행정가의 입장에선 본인이 정치인보다 정책에 더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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