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통상임금 소송 패소…재계 "경영 불확실성 고조"
"코로나19 로 인한 위기 고려 전혀 없는 판결"
2020-08-20 15:08:06 2020-08-20 15:08:06
[뉴스토마토 전보규 기자] 기아자동차가 노조와의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재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인건비 부담 확대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20일 대법원은 기아차 노조원 3000여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에 대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노조원들이 20일 서울 대법원 앞에서 기아차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에 대한 상고심 선고 승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기아차 근로자 2만7000여명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며 미지급금 1조원가량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2심은 회사가 청구금액 중 312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 판결 후 기아차 노사는 통상임금 지급에 합의했고 대부분이 소를 취하하면서 상고심은 3000여명에 대해서만 진행됐다.
 
기아차는 지난해 3월 노조와 통상임금 관련 합의를 했고 충당금  등을 쌓아 이번 판결로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5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재계는 이번 판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경총은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 신의칙(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른 예외 적용을 인정하지 않아 기존 노사 합의를 성실하게 준수한 기업에 일방적으로 막대한 규모의 추가적인 시간외수당을 부담하게 하는 것이라 심히 유감스럽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영·고용 위기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는 판결"이라고 밝혔다.
 
또 법원이 통상임금의 신의칙 적용기준을 주로 단기적인 재무제표를 근거로 하고 판단하는 데 치열한 국제경쟁에 놓인 기업의 경영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못한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기업은 선제적인 R&D 투자와 시장 확대를 위한 마케팅, 협력업체와의 상생 등으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만큼 단기적인 재무 상황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가 경제 위기 등으로 산업경쟁력이 악화된 상황에서 이번 판결로 인건비 부담이 급증해 기업경영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경총이 지난해 3월 주최한 통상임금 관련 심포지엄에서 김강식 한국항공대 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고정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됐을 때 기업이 매년 부담해야 하는 추가 비용은 8조86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추 실장은 "통상임금 논란의 본질은 입법 미비에 있다"며 "통상임금 소송에 따른 기업경영 위축으로 노사 모두가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조속히 신의칙 적용 관련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해 소모적인 논쟁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보규 기자 jbk880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