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에 부동산감독원까지…"업무중복·과도한 자금털기 우려"
금융권, 이중삼중 옥죄기에 울상…"아니면 말고식 자금조사 안돼"
2020-08-19 14:47:21 2020-08-19 15:10:18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정부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잡겠다고 내놓은 '부동산감독원' 설치를 두고 금융권이 이중 규제를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 정책의 핵심인 대출 감독 등에 있어 금융감독원과 업무가 중첩될 가능성이 큰데다 금융사가 차주의 자금용도를 완벽히 추적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실효성 없는 금융사 옥죄기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부동산감독원을 통해 대출규제 미준수 사례가 발생하면 금융사를 엄중 조치하겠다는 생각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전방위적으로 조사하고 불공정행위와 투기를 근절하는 이른바 '부동산감독원' 설립을 검토 중에 있다. 부동산 시장의 불공정 행위·대출·자금흐름 등을 전방위적으로 조사하자는 취지다. 아직 구체적인 형태는 나오지 않았지만 금감원처럼 독립된 기관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미 금융사들이 대출규제 준수 여부를 정부로부터 강도 높게 점검받는 상황에서 또다른 감독기구 출범으로 이중규제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2월부터 금융당국은 정부의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에 합류해 금융사의 대출취급 관련 불공정 행위를 강도 높게 조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투기지역 내 주택구입목적 기업자금 대출금지 규정을 위반했는지 △개인사업자대출의 용도외 유용이 있었는지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토부와 금감원이 며칠 전 시중은행에 대출규제 미준수 의심 차주 명단을 제출하라고 통보했다"며 "이처럼 감독기구의 규제가 이중 삼중으로 생기면 금융시장 입장에서는 부담이 늘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무엇보다 금융사들은 차주의 자금흐름 파악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결국 금융사들이 모든 책임을 떠안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최근 "대출규제 위반사례가 적발될 경우, 금융사를 엄중 조치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차주의 자금용도를 일일이 체크하기 어렵다"며 "기업 대출은 용도가 명확하지만 개인신용대출은 편법적으로 사용해도 추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은행에 책임을 묻겠다는 것은 부당한 것 같다"며 "새로운 감독기구가 나오더라도 어디까지 책임을 지게 할 것인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개인의 금융거래 내역을 '아닌면 말고식'으로 조사 또는 검사하는 건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미래통합동 김상훈 의원실에 따르면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은 최근 6개월간 110건의 투기세력을 적발했지만 실제 처벌까지 이어진 경우는 3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미 금융당국이 대출규제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있는데 왜 국토부가 또 나서는지 의문"이라며 "정부가 민간이 개별적으로 의사결정하는 금융거래를 공권력을 통해 '아니면말고식'으로 들여다보면 안된다"고 비판했다. 
 
은성수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국무위원식당에서 열린 제3차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해 금감원 이준수 은행감독국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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