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드루킹' 김동원씨와 포털사이트 댓글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2심 재판이 1년 반 만에 마무리 수순에 들어섰다. 지난 2018년 8월 불구속 기소된 때로부터는 2년째다. 상고심까지 고려하면 확정판결까지 김 지사가 임기를 채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함상훈)는 20일 열린 김 지사의 공판기일에서 "아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증거조사는 더 이상 하지 않고 다음 기일에 가능하면 (변론을)종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8월17일 제출된 증거와 의견서 등을 정리한 후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다. 이날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된다면 9월3일 결심을 진행할 방침이다. 재판부가 통상 변론을 종결한 후 선고까지 한달여 걸리는 점을 감안했을 때 10~11월쯤에는 2심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드루킹 댓글조작' 관련 항소심 19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당초 김 지사의 2심 선고기일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잡혔으나 잇따라 변론이 재개되며 미뤄졌다. 이전 재판부는 김 지사가 김씨의 킹크랩 시연회를 봤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지만 "공범 성립 여부에 대해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며 선고를 다음 재판부로 넘겼다. 올해 2월 법원 정기인사로 재판부가 변경된 이후 검찰 측은 "결론이 난 사안을 두고 다시 논쟁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지만 재판부는 "전체적인 부분을 다 해주는 것이 좋다"면서 "가능하면 번거롭더라도 우리에게 기회를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 번째 재판부의 항소심에서도 킹크랩 시연이 주된 쟁점이 됐다. 검찰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9일 드루킹 일당의 사무실 '산채'에 들러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지사 측은 당시 김 지사가 경공모 회원들과 식사를 하고 브리핑을 들었기 때문에 킹크랩 시연을 볼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와 관련 법정에 출석한 증인들 중 드루킹 일당인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 조모씨는 "김 지사가 식사를 같이 하지 않았다"고 증언한 반면, 닭갈비집 사장 홍모씨는 "닭갈비를 포장해갔다"고 배치되는 말을 했다.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 지사의 2심 재판 진행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대법 선고까지 고려하면 김 지사가 2022년 5월까지 임기를 마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 때 당선무효 위기에 몰렸던 은수미 성남시장이 원심이 파기되며 시장직을 유지한 데 이어 이재명 경기지사까지 무죄취지 파기환송심 판결을 받으면서 김 지사도 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을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이날 김 지사는 "대법원까지 사건이 올라갈 경우 경남지사 임기를 채울 것이란 말이 있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재판의 진행은 전적으로 재판부의 판단과 책임"이라며 "사건의 실체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 재판부가 신중하게 재판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한, 두 번의 재판을 갖고 유불리나 일희일비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지금까지 그래왔 듯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앞으로도 그런 방향으로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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