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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재테크)BDI 급등 수혜, 해운주 '꽝' ETF가 그나마
BDI 2배 뛰었는데 해운주는 마이너스…BDRY 한달간 62% 상승
BDI·BCI 상승 수혜주는 스팟 운임 노출비중 큰 'SBLK'
2020-07-08 13:00:00 2020-07-08 14:40:11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전 세계 경제는 아직 코로나10의 충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경제지표 중 하나인 벌크선운임지수(BDI)는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에 오랜 기간 불황에 빠져있던 해운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된 투자는 개별종목에 따라 온도차가 커 구분해서 접근해야 한다. 
 
현지시각으로 지난 6일 마감한 BDI는 1956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첫날 기록한 976에서 100% 상승한 것이며, 올해 2월10일에 찍은 최저점 411 대비로는 376%나 급등한 결과다.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운임(BCI)의 추세는 더욱 극적이다. 올해 1600선 위에서 출발한 후 빠르게 무너지며 1월30일에 '1'을 기록했고, 다음날인 31일 마이너스로 추락해 3월30일까지 무려 2개월 동안 마이너스에 빠져 최악의 업황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하지만 6월 들어 극적으로 반전, 6월24일에는 4000선을 뚫고 치솟았다.    
 
특히 BDI와 BCI는 모두 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된 3월 이후에 바닥을 딛고 회복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벌크선 운임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요인은 중국이 수입하는 철광석이다. 호주와 브라질 등에서 철광석을 실은 배가 중국으로 향한다. 브라질, 호주가 생산량을 줄이거나 중국이 수입을 줄이면 물동량이 감소해 운임도 하락한다.  
 
5월까지 BDI가 바닥권을 맴돈 것은, 중국이 수입을 줄이고, 브라질과 호주의 생산에도 차질이 생긴 탓이었다. 구체적으로는 브라질 지역의 철광석 수출 차질, 태평양 수역 선박공급 쏠림으로 인한 공급 과잉, 선박개조 및 폐선 차질, 코로나19로 인한 물동량 감소 등이 원인이 됐다. 그 사이 중국 수입업체들과 호주와 브라질 수출업체들 사이에 운임 인상 등을 놓고 갈등을 빚으며 일부 물량을 캐나다로 돌리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 발표와 함께 철광석 수입을 다시 늘리면서 운임도 회복하기 시작했다. 이에 맞춰 브라질 발레(Vale) 등 생산업체들은 채굴 활동을 재개하면서 선적량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의 인프라 투자 발표나 미국, 유럽, 남미, 인도의 자동차 공장들이 5월 들어 재가동에 돌입한 점도 긍정적이다. 철광석 교역이 회복되자 이번엔 벌크선박 공급이 타이트해져 운임 상승을 부채질했다. 
 
 
이로 인해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고 있던 해운업체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 2일 보고서를 통해 팬오션의 2분기 깜짝 실적을 예상했다. 시황 급락에도 공격적인 선대 확장, 저유가로 인한 수익성 개선. 컨테이너선박의 수익성 개선. 원화 약세 등 실적에 보탬이 될 것이 많다는 설명이다. 양 연구원은 팬오션이 2분기 현재 벌크선 193척, 그 외 선박 31척의 선대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운임 회복이 이들 해운사의 매출에 바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대부분의 해운사들이 장기운송계약을 맺고 있어서다. 장기계약 위주로 사업을 하는 대한해운은 더욱 그렇다. 시황 변동에 안정적이란 장점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양 연구원은 대한해운의 실적 개선폭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운임 등락에 노출 비중이 큰 해운사가 지금 같은 국면에서 실적 개선폭이 클 것이고, 투자하기에 좋을 텐데 불행하게도 국내 상장사 중에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투자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미국 증시엔 그런 해운업체가 상장돼 있다. 그리스의 스타벌크캐리어(Star Bulk Carriers)가 주인공으로, SBLK라는 종목명으로 거래되고 있으며 발 빠른 국내 투자자들은 이미 블로그 등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조선·해운 기업 투자로 유명한 한 투자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스타벌크캐리어는 대부분의 선대가 스팟(spot) 계약에 노출돼 있고, 케이프사이즈급 이상의 벌크선이 많아 BDI, BCI에 노출된 선박 비중이 60% 정도”라며 “운임지수가 빠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영업레버리지 효과가 크게 발생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스타벌크캐리어를 포함해도 해운사들의 주가 반등폭은 BDI에 비해 크게 뒤지는 상황이다. BDI는 지난 한 달간 180%나 급등했으나 같은 기간 스타벌크캐리어(SBLK)는 –2%, 대표적인 해운업체인 프론트라인(FRO)은 –21%를 기록 중이다. 그나마 팬오션이 1.9%로 소폭 상승했다.  
 
BDI의 성과를 조금이라도 따라간 것은 BDI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 BDRY(Breakwave dry bulk shippping ETF)다. BDRY는 한 달 동안 6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BDI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제일 낫다. 
 
물론 지수에 비해 해운업체들의 실적은 천천히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을 따른다면 긴 호흡으로 지금 이들 종목을 매수하는 것도 유효할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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