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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지난해 한류 수출액 22.4% 늘어…‘넥스트 한류는?’
문체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한류 도서' 3권 발간
2020-04-24 14:33:11 2020-04-24 14:33:11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장기화된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문화예술계 피해가 막심한 상황이다. 특히 공연장과 영화관 등 오프라인 공간 기반의 산업 타격이 크다. 지난해 방탄소년단, 봉준호 성과로 날아오르던 ‘한류’도 급작스런 제동이 걸렸다. 
 
변화가 필요한 이 시기에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정책·지역·경제 등 학제를 아우르는 한류 도서 3권(‘한류에서 교류로’, ‘한류, 다음’, ‘2019 한류의 경제적 파급효과 연구보고서’)을 출간했다.
 
한류와 국제교류를 묻다
 
지난해 방탄소년단, 기생충을 계기로 한류와 국제문화교류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최근에는 대중문화가 국제 교류의 권역, 영역, 방식을 다각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국제 교류에 미치는 한류의 공과부터 둘 사이의 쌍방향 소통에 관한 지점을 따져본다. 특히 외교 관계가 요동칠 때마다 태풍의 눈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한국 대중문화의 현실과 외교 갈등과 문화교류의 본성이 무엇인지를 묻는 김휘정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 문화예술경영전공 객원교수의 글은 오늘날 현상을 뚫는 고찰이다. 
 
이 외에도 방탄소년단이 연 새로운 연대정치의 공간(홍석경)을 짚고, 신한류 담론과 문화산업의 정치경제학(류웅재) 등을 살핀다. 순수예술의 발전 없이는 문화산업의 성장도 없다는 반성문에 가까운 주장에 지쳤던 사람들, 거창한 정책 수사와 실천 간의 부조화에 안타까워했던 사람들, 처방적 차원의 문화교류에서 전방위적인 문화교류로 방향성을 모색했던 사람들의 인터뷰가 말미 부분 이어진다.
 
 
한한령 3년, 이후의 한류는?
 
한한령이 공식화된 지 3년이 지난 현재까지 중국 정부는 그를 공식적으로 시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는 기조를 유지해오고 있다. 이 책에서는 한한령과 한류를 둘러싼 체증을 돌파할 여러 방안을 찾는다. 한류의 미래 소비자와 잠재 수용자를 이끌 ‘다음 세대’(주링허우, 링링허우,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탐구하는 한편, 한류의 ‘다음 경로’(홍콩·대만·일본·몽골)를 살펴본다. 
 
책은 홍콩에 진출한 한국미술(박수강)과 한국미술의 홍콩 미술품 경매시장 진출(이성화)을 필두로 몽골, 일본, 대만 지역까지 뻗어간다. 특히 몽골지역에서는 1999년 드라마 <모래시계>부터 2020년 <호텔 델루나>까지, 다양한 한국산 콘텐츠가 방영돼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책은 설명한다. 외래문화에 개방적인 몽골 특유의 노마드 정신에서 한류가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 계기(이선아), 한류가 몽골의 문화 면역력 증강에 미치는 영향(롭상다쉬 뭉흐치멕) 등도 다뤄진다.
 
한류의 반대급부로 형성된 일본의 쿨재팬 전략 10년(한도 치즈코), ‘오타쿠 강국’을 만든 일본이 어떤 전략으로 한류를 능가하는 쿨재팬 시대를 꿈꾸고 있는지(박하영), 2019년 설립된 대만 문화콘텐츠책진원(이하 문책원)이 왜 한류를 견제의 대상이자 참고할 만한 선례로 간주하는지, 문책원 5개년 계획에 무엇이 담겨있는지, 그것이 한류에 어떠한 시사점을 제공하는지 알아봤다(박동비) 등도 설명된다.
 
 
 
지난해 한류 수출액 22.4% 늘어
 
책에 따르면 지난해 한류로 인한 총 수출액은 123억2000달러(한화 약 14조 9,000억 원)로, 전년에 비해 22.4%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문화콘텐츠 상품 수출은 19.2% 늘어났으며, 소비재 및 관광 수출도 26.1% 상승했다. 2019년 우리나라 총 상품 수출이 2018년 대비 10.3% 감소했음을 고려할 때 한류가 문화콘텐츠 상품과 소비재, 관광을 통해 경제 성장에 일부 기여했음을 파악할 수 있다.
 
해마다 출간돼온 책은 이번 개정판에서 그간 한류 향후 확산과 변화 방향을 예측한 ‘한류지수’의 문제점과 한계를 보완했다. ‘이용 다양성’과 ‘이용 집중도’를 결합해 ‘저 이용자’, ‘실험적 이용자’, ‘집중적 이용자’, ‘열성적 이용자’로 구분한 ‘한류이용 확산지표’를 추가했다. 분석 결과 ‘열정적 이용자’ 비중이 50%가 넘는 상위 그룹은 인도네시아·베트남·말레이시아·태국·대만·중국 등 6개국으로 나타났으며, 브라질·터키·UAE·인도 등 4개국은 ‘열성적 이용자’와 ‘저이용자’ 비중이 유사한 중간 그룹으로 집계됐다. 일본·호주·미국·프랑스·러시아·영국·남아공 등 7개국은 ‘저 이용자’ 비중이 40%를 넘는 하위 그룹에 위치했다.
 
위의 결과를 ‘한류소비점유율’을 통해 더욱 세분화됐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열성적 이용자’ 그룹에서 ‘한류소비점유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영국·러시아·프랑스·일본·미국·호주 등 ‘한류소비점유율’이 극히 낮은 국가들에서도 ‘열성적 이용자’ 그룹은 20% 이상의 높은 소비점유율을 보였다. 인도네시아·베트남·말레이시아 등 ‘한류대중화 국가’의 ‘열성적 이용자’가 한국 드라마·예능·음악·패션·뷰티 등에 특히 관심을 보였으며, 브라질과 UAE는 패션·뷰티에, 미국은 한식에 대해 가장 많이 열광했다. 특히 ‘실험적 이용자’의 한류콘텐츠 호감도가 ‘집중적 이용자’보다 높았다. 이는 여러 개의 한류 콘텐츠를 조금씩 이용하는 사람들이 소수의 한류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소비하는 사람들보다 더 큰 경제적 효과를 창출함을 시사한다.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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