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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총선 맞수) 대구 수성갑, 김부겸 vs 주호영 "당선은 곧 TK 대권 주자"
대구 정치 1번지 '빅 매치' 관심, 로…4선 맞대결 혈전 예고
2020-04-12 06:00:00 2020-04-12 06:00:00
[뉴스토마토 조현정 기자] 대구의 '정치 1번지' 수성갑은 여야의 핵심 승부처다. 4선의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후보간 빅매치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 후보 모두 현역 의원의자, 전·현 정부의 장관 출신 중진 정치인으로 차기 대권 주자 반열에 오를 승부를 펼친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구·경북(TK) 지역은 보수의 심장으로, 그만큼 보수 정당 지지세가 견고하다. 19대 총선까지 보수의 상징이었지만 20대 총선에서 당시 김부겸 후보가 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의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누르고 진보 교두보를 확보한 곳이다. 민주당 계열 정당이 31년 만에 TK에 꽂은 첫 깃발이었다.
 
이번 21대 총선에서도 민주당이 수성할지, 통합당이 탈환할지를 놓고 전국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민주당은 김 후보를 내세워 지역 수성과 함께 TK를 더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인 김 후보가 당선될 경우 당 내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갖게 되고 TK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자리 매김하게 된다.
 
반면 통합당은 기필코 탈환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다. 바로 옆 지역구인 수성을에서 4선을 지낸 주 후보를 차출, 수성갑에 표적 공천했다. 김 후보의 중량감을 감안해 확실한 승리를 하기 위해 중진을 투입한 전략이다. 통합당으로서는 이 곳을 뺏어야 TK 석권을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주 후보가 이길 경우 TK 전체 최다선으로 당 내 영향력이 급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21대 총선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하는 김부겸(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 주호영 미래통합당 후보가 각각 지난 3일 대구 수성구 범어네거리, 만촌네거리에서 유권자들에게 출근길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두 후보 모두 출정식에서 '대권 도전'을 언급했을 만큼 이 지역은 단순한 지역구 선거 이상 의미를 갖는다. 김 후보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인물론'을 내세우자, 주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정부 심판론'으로 맞받았다.
 
이들은 영남권 최대 격전지로 꼽힐 만큼 거물로 꼽힌다. 특히 두 후보 모두 장관 출신인 데다 당 내 '정책통'으로 불려 정책 대결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김 후보는 경기 군포에서 내리 3선을 한 뒤 민주당의 불모지 대구에서 고군분투 끝에 4선을 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을 맡기도 한 여권 실력자다. 주 후보도 4선 의원으로 이명박 정권 때 특임 장관을 역임한 야권 중진이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국회 정보위원장, 당 정책위의장 등 주요 요직도 두루 거치며 경륜과 실력을 쌓았다.
 
김 후보는 일명 '벽치기 유세'를 통해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이 유세는 김 후보가 19대 총선 때 선보인 것으로, 대규모 군중 유세가 아닌 아파트 베란다나 주택가 담벼락 등을 바라보며 혼자 연설하는 방식이다. 그는 '지역 발전론'을 강조하며 총력을 다한다는 각오다. 지역구를 옮긴 주 후보는 경제 정책에 실패한 문 정부 심판론을 내세우며 민심 잡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후보는 공약으로 '청년 신도시 2조원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청년 맞춤형 주거 및 창업·일자리 등 조성을 통해 청년이 다시 찾는 대구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수성구 시지 성동과 경북 경산시 정평동 일원에 사업비 1조4000억원을 들여 '청년 신도시'와 '미래형 지식 산업 단지'를 조성한다는 게 골자다.
 
주 후보는 수성구 투기 과열 지구 해제를 우선 정책으로 꼽았다. 또 범어·황금·만촌동 1종 일반 주거 지역의 종 상향을 추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위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단을 운영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대구 지역 선거의 최대 변수는 '코로나19'다.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으며 피해가 집중된 상황이다. 총선 변수로 떠오른 코로나19 방역이 리더십을 판단할 관건이 될 전망이다. '대구 봉쇄' 발언 파문 등으로 정부·여당에 대한 대구 민심이 악화된 것도 주 후보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4년 동안 지역 기반을 다져온 김 후보의 저력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정부 대처를 놓고 김 후보는 "감염병 전파 중 집단 시설을 관리·점검할 권한이 대구시에 있다"며 "무조건적으로 정부 탓하는 정치 공세로는 시민들 어려움에 아무런 도움도 못된다"고 주장한 반면 주 후보는 "정부가 실패해놓고 대구 시민들, 경북 도민들, 의료진이 잘한 것을 자기들 공으로 취해가서 방역 모범국이라고 하는 것은 참으로 염치없는 일"이라며 정부의 코로나 대응에 대해 "대실패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현정 기자 jhj@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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