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인기협 "인터넷상 범죄 대응, 기업에 책임 전가 안돼"
"범죄자 이용행태가 잘못, 서비스 자체가 문제 아냐…형사법 규정 정비해야"
2020-04-02 09:46:30 2020-04-02 09:46:30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가 인터넷상에서 일어나는 범죄에 대한 대응책이 기업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추진되면 안된다는 입장을 냈다. 형사정책상으로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기협은 2일 입장문을 통해 "온라인 서비스가 범죄예방의 도구나 목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터넷 기업들에게 범죄행위의 사전적 차단의무를 부과하고 위반시 과중한 처벌 등 형사책임을 부과하려는 것은 현상을 외면하고 국가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기협은 국회와 정부가 기업에게 과중한 책임을 부과하지 말고 범죄자의 불법행위 유인을 제거할 수 있는 형사정책을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 최근 텔레그램 메신저를 활용해 여성들의 성착취 영상을 거래한 이른바 'n번방' 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에 일부 국회의원들은 인터넷 기업들에게도 불법 촬영물을 방치하면 처벌하는 내용이 담긴 법안 추진에 나선 상황이다. 
 
인기협은 타인의 아이디 등 계정정보를 구매하는 행위, 비실명계정을 사고파는 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을 마련하는 등 그간 미비했던 형사법 규정들을 정비하는 것이 대책에 포함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범죄의 수단으로 플랫폼을 사용하는 행위, 매크로를 악용해 여론이나 검색어를 조작하는 행위 등은 범죄자나 부정이용자의 행태에 근본적 원인이 있는 것이지 서비스 자체가 그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 인기협의 입장이다. 인터넷 기업이 범죄행위를 사전에 완벽하게 차단하거나 방지한다는 것도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인기협은 "전 회원사는 건전한 인터넷 문화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며 인터넷상의 범죄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될 경우 적극 도입·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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