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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업계 "내년도 쉽지 않다"…생존위한 '암중모색'
10곳 중 8곳 "현상유지 경영 목표"…경제성장률 전망치 2.0%
2019-12-19 12:00:00 2019-12-19 12: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중소기업계가 전망하는 내년 경제 전망이 2014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현상유지'를 내년 경영의 최우선과제로 꼽은 '암중모색'을 생존 키워드로 제시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19일 발표한 '2020년 중소기업 경기전망 및 경영환경조사' 결과, 2020년 중소기업 경기전망지수(SBHI)는 81.3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1.9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2014년 조사 이래 최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제조업 경기전망은 전년보다 1.6포인트 하락한 82.1을, 비제조업은 2.1포인트 떨어진 80.8을 각각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중기중앙회가 전국 2945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난달 15일부터 22일까지 약 일주일간 웹팩스와 이메일 등을 통해 진행했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체감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미만이면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는 의미다.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응답 기업들의 81.3%는 새해 경영 목표로 '현상유지'를 꼽았다. 사업확장(9.4%)이나 사업축소(9.3%)를 계획한 곳은 각각 10%도 채 되지 않았다. 이는 경제위기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불안감에서 ‘현상유지’의 입장을 강하게 견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내수부진'(74.1%)이 지목됐다. 이어 ‘인건비 상승’(53.5%), ‘업체간 과당경쟁’(48.0%), ‘근로시간단축’(23.9%) 순으로 조사됐다.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들은 2020년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할 경제정책으로 ‘내수활성화 정책’(73.2%)을 들었다. ‘운영자금지원 등 적극적 금융세제지원’(46.2%), ‘최저임금·근로시간 등 노동현안제도화 속도조절’(40.3%), ‘중소기업 판로지원’(26.7%), ‘규제개혁’(19.5%), ‘금리 및 환율안정’ (15.4%) 등이 차례로 뒤를 이었다. 
 
또 내년도 국내 경제에 대해 ‘나빠질 것이다’란 응답은 36.0%를 기록한 반면, ‘좋아질 것이다’란 응답은 6.3%에 불과했다. 국내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중소기업은 그 요인에 대해 현 정부에서 강화되고 있는 ‘기업규제 강화’(65.5%)라고 응답했다. 이어 ‘최저임금 및 근로시간변동 등 급격한 경제정책’(60.7%), ‘세계경제 하강국면’(28.9%), ‘미중 무역전쟁 영향’(26.5%) 등의 순으로 답변했다. 
 
중소기업인들은 2020년 국내 경제성장률을 2.0%로 전망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2.2%), 경제개발협력기구(OECD·2.3%), 모건스탠리(1.7%) 등 해외 기관은 물론 한국개발연구원(KDI·2.3%), 한국은행(2.3%), 산업연구원(2.3%), LG경제연구원(1.8%) 등 국내외 9개 기관의 전망치를 산술평균한 경제성장률(2.1%) 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전경. 사진/김진양 기자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2020년 중소기업 경영환경을 전망한 사자성어로 '암중모색'이 제시됐다. 암중모색은 어둠속에서 손을 더듬어 찾는다는 뜻으로, 막연한 상황에서도 일의 실마리나 해결을 찾아내려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불확실성이 크고 어려움이 예상되는 2020년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엿보겠다는 중소기업인들의 의지표명으로 판단된다. 
 
또한 2019년 경영환경으로는 고생을 무릅쓰고 부지런히 노력함을 뜻하는 ‘각고면려’가 선택됐다. 내수침체, 미중 무역전쟁 등 대내외 어려움 속에서도 목표 달성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한 해로 진단했다.
 
서승원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 근로시간 단축 적용 등 노동현안, 내수침체 등 대내요인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대외요인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경제 전망이 어둡지만 우리 중소기업은 포기하지 않고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며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과 전통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배려 등 중소기업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나아갈 수 있는 환경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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