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자원을 한곳에 집중하는 게 중요했던 고도성장기에 비해 저성장 시대에는 투자자원을 공평하게 나누는 게 중요하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역화폐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금의 경기 위축은 자본이나 기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원과 기회가 한쪽에 집중되면서 사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화폐는 이렇듯 대기업과 수도권에 쏠려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자원을 중소 자영업자와 지역으로 확산하고 수요를 창출하는 효과가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 시절 복지수당으로 지급을 시작한 성남사랑상품권을 비롯한 지역사랑상품권의 성과를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발행하는 지역사랑상품권은 해당 지자체 내에 지정된 가맹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 지역 소득의 역외 유출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66개 지자체에서 3714억원 발행된 지역사랑상품권을 올해부터 연간 2조원 규모로 확대할 방침이다.
실제로 지역사랑상품권은 대형마트를 비롯한 대형 유통업체와 온라인으로 쏠리는 소비를 지역으로 유도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40조원에 이르렀던 전통시장 매출이 2013년 19조원대까지 내려간 이후 소폭 반등한 것은 상인들의 노력과 함께 정부 지원이 더해졌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전통시장 소비 증진을 위해 도입된 온누리상품권 역시 2017년 전통시장 매출액 22조6000억원 가운데 7%인 1조5000억원이 판매돼 일부 소비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방기홍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 회장은 "충남의 경우 전체 예산 7조원의 약 28%가 외부로 유출되고 있다. 상인들은 장사가 안되는 이유로 경기 불황을 꼽는데, 사실과 다른 측면이 있는 것"이라며 "지난해 수출 6000억달러를 달성하며 수출고를 올렸지만 일부 산업에 국한된 고용창출을 제외하면 내수에는 큰 도움이 안된다. 낙수효과가 없다는 게 이미 입증된 만큼 지역에서 돈이 돌게 유도하는 지역사랑상품권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복지수당과 결합된 지역화폐가 경제적 집중 문제와 임금소득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언급됐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병조 울산과학대 교수는 "대기업 위주의 경제정책은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등의 한계에 봉착했다. 취직을 하더라도 저임금에 시달리면서 노동가치가 약화되고 있다"며 "정부지출을 통한 복지 지원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 된 상황에서 지역 내 경제 선순환을 촉진하는 지역화폐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역화폐 활성화 방안 토론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강명연 기자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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