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화웨이·오포·비보·샤오미 등 빅4를 중심으로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삼성과 애플의 양강 구도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24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가 발표한 시장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스마트폰 1~12위 가운데 9곳이 중국에 본사를 둔 업체였다. 출하량도 최근 3년간 지속적으로 늘었다. 2015년 전세계에 출하된 중국 스마트폰은 4억9100만대로 전체 시장에서 34.3%를 차지했다. 2016년에는 5억6400만대로,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6%포인트 늘어난 37.9%를 기록했다. 2017년에는 6억대 고지마저 넘겼다. 지난해 출하량은 6억2500만대로 집계됐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15억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전세계에서 출하된 스마트폰 10대 중 4대는 중국폰이였던 셈이다.
2015년~2017년 전세계 스마트폰시장 순위. 자료/IC인사이츠
레노버, ZTE, TCL, 지오니(Gionee), 쿨패드(Coolpad) 등 하위 업체들의 출하량은 줄었지만 전체 출하량은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레노버는 3년간 32.1%, ZTE는 19.2%, TCL은 35.9% 출하량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화웨이와 오포, 비보와 샤오미가 각각 46.2%, 136%, 134%, 29.7% 출하량을 늘리며 하위 업체들의 감소분을 메웠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빅4의 입지도 굳어졌다.
IC인사이츠는 삼성과 애플이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압도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 빅4의 도전은 위협적 요소로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억1700만대를 출하해 전년 대비 2% 성장했지만, 2015년 대비로는 1.7% 감소했다. 애플 역시 지난해 2억1500만대를 출하해 2016년 대비 보합세를 보였지만, 2015년과 비교해서는 6.8% 출하량이 감소해 중국 빅4의 성장률과 대조됐다.
업계에서는 중국 빅4의 부상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지각변동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는 중국 내수에서 벗어나 삼성전자와 애플의 텃밭인 유럽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샤오미는 인도에서, 오포와 비보와 동남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화웨이의 트리플 카메라, 비보의 지문인식 디스플레이 등은 업계를 선도하는 기술로까지 약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2% 성장률에 그치는 구조적 성장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중국 제조사들이 성장폭을 키운다면 점유율 1위와 2위인 삼성과 애플의 자리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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