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국민께 참회·사과…형사조치 신중"(종합)
담화문 발표 "사법부 구성원 모두 준엄한 꾸짖음 피하지 않을 것"
2018-05-31 19:29:37 2018-05-31 20:10:09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대국민 사과했다. 김 대법원장은 31일 서신 형태의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지난주 특별조사단이 발표한 참혹한 조사결과로 심한 충격과 실망감을 느끼셨을 국민 여러분께, 사법행정권 남용이 자행된 시기에 법원에 몸담은 한 명의 법관으로서 참회하고, 사법부를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조사단은 사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한 조사를 진행한 후, 모든 것을 감수하고 국민 여러분께 사법부의 민낯을 그대로 공개했다"면서 "저를 비롯한 사법부 구성원 모두는 조사결과에 대한 국민들의 준엄한 평가와 꾸짖음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다만, 사법농단 사태를 유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양승태 대법원장 등에 대한 형사조치에 대해서는 "최종 판단을 담당하는 대법원이 형사조치를 하는 것은 신중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이에 저는 ‘국민과 함께하는 사법발전위원회’, ‘전국법원장간담회’, ‘전국법관대표회의’ 및 각계의 의견을 종합하여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상 조치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유사사태에 대한 방지 대책으로 관련자 처벌 등과는 별개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우선 최고 재판기관인 대법원을 운영하는 조직과 사법행정을 담당하는 법원행정처 조직을 인적·물적으로 완전히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더 나아가, 법원행정처를 대법원 청사 외부로 이전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법원행정처 상근 법관들을 사법행정 전문인력으로 대체하겠다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법관 서열화를 조장하는 승진 인사제도 폐지, 가칭 ‘법관독립위원회’ 설치, 윤리감사관 외부개방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 담화문 발표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장은 이날 “대법원장이 법원의 과거의 과오에 대해 진지하게 반성하고 앞으로 법원의 대처 방향을 단호하게 밝힌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다시는 이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 법원을 아끼는 국민들이 법원을 믿고 조금만 기다려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찬희 서울지방변호사회장도 “사법개혁을 위한 대법원장의 진심이 느껴진다”면서 “사법개혁은 사법부 내의 충분한 논의과정을 거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지 정치나 여론에 휘둘려서 개혁이 진행된다면 악순환이 반복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도권의 한 판사는 “형사조치를 처음 언급한 것 말고는 안철상 특별조사단장의 말과 다를게 없다”며 “여론무마용으로 오해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지방에 근무하는 한 부장판사는 “아예 관련자 조치와 재발방지대책을 완전히 마련한 뒤 직접 국민에게 진심을 전하는 방법이 나을 뻔했다”고 평가했다.
 
대법원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거래 의혹'에 관여된 현직 판사들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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