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업계 '쩐의 전쟁' 발발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대규모 투자자금 마련…유럽서 중국과 진검승부
2018-04-11 17:58:48 2018-04-11 17:58:48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배터리업계에서 '쩐의 전쟁'이 본격화됐다. LG화학과 삼성SDI가 5000억~6000억원대 투자자금을 마련한 가운데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SK루브리컨츠 상장을 통해 유입될 자금 중 상당액을 배터리에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11일 장 시작 전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보유 중인 삼성물산 지분 404만2758주를 처분했다. 주당 거래가는 13만8500원으로, 총 거래액은 5599억원에 달한다. 이번 조치는 삼성의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라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통보 때문으로, 삼성SDI는 단번에 5000억원대 현금을 손에 쥐게 됐다. 삼성SDI는 이를 중대·소형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자금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LG화학도 지난 10일 6억달러(약 6400억원)의 '기명식 무보증 외화 교환사채'를 발행하고, 유럽 빈 증권거래소에 상장한다고 공시했다. 이 자금은 폴란드공장 증설 등 배터리 분야에 쓰일 예정이다. LG화학은 2월에도 1조원의 회사채를 발행,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LG화학과 삼성SDI를 추격하는 SK이노베이션 역시 1조원대 자금 확보가 예정돼 있다. 자회사 SK루브리컨츠가 상반기 중 상장을 앞두고 있다. SK루브리컨츠 공모 규모는 최대 1조5000억원, 시가총액은 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SK루브리컨츠 상장을 통해 SK이노베이션에는 최소 1조원의 현금이 유입된다. 이중 상당액은 배터리 분야에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스토마토
 
최근 1~2년 사이 국내 배터리업계는 '쩐의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와 올해 각 1조원대의 투자 계획을 내놓고 상당액을 배터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삼성SDI는 2016년에 5년간 3조원의 투자를 공언했다. 업계의 투자가 한층 치열해진 것은 글로벌 최대 시장이자 가장 큰 배터리업체들을 보유한 중국과의 경쟁 때문이다. 중국은 사드 파동으로 2020년까지 사실상 국내 업계에 빗장을 걸었다. 동시에 CATL과 BYD 등 중국 배터리업체들은 유럽시장 공략에 착수했다.
 
기대를 걸었던 만리장성 공략이 수포로 돌아간 가운데 유럽에서의 경쟁마저 격화됐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출하량 순위에서 CATL은 9.7GWh로 2위, LG화학과 삼성SDI는 4.7GWh, 2.4GWh로 4·5위였다. 중국행이 막힌 상황에서 유럽까지 잃으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중국을 제치고 유럽에서 물량을 수주하려면 우선 생산능력이 전제돼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업체들은 유럽 현지 거래선 확대와 현지 생산능력 확충에 매진하고 있다"며 "5000억원은 전기차 5만대 분량의 배터리셀 생산라인 구축 규모"라고 설명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자국 시장에서 확보한 막대한 물량을 바탕으로 제품 표준화를 통한 시장 석권까지 모색하면서 이를 견제하기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의 중요성도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지리자동차와 둥펑모터스 등 자국 자동차회사에 공급한 것과 같은 배터리를 유럽에 납품하며 표준화를 주도 중"이라며 "전기차시장이 꽃을 피면서 소재부터 제품까지 표준화와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가 핵심이 됐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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