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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돌'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성장동력 찾기 사활
온라인 강화·AI 도입 등 속도…편집샵 확대 등 오프라인 차별화도
2018-03-05 06:00:00 2018-03-05 0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취임 1돌을 맞은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가 불투명해진 백화점사업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 지난해 3월 롯데백화점의 지휘봉을 잡은 그는 지난 1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롯데백화점은 롯데마트, 롯데슈퍼, 롭스 등 그룹의 유통채널을 아우르는 롯데쇼핑(023530) 안에 속해 있다. 별도법인으로 운영되는 경쟁 백화점과는 다른 독특한 경영시스템이다. 이런 가운데 롯데백화점은 줄곧 롯데쇼핑의 '맏형' 역할을 도맡아왔지만 최근 백화점업계가 전반적인 불황에 빠지며 위상 회복이 절실한 상황이다.
 
강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지난해 3월 취임한 그는 1987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하며 이곳에서만 30년을 일했다. 여성패션MD, 잡화여성부문장 등을 거쳐 잠실점장, 본점장, 영남지역장 등을 엮임했다. 2014년부터 중국사업부문장을 맡아 3년간 현지 사업을 이끌기도 했다.
 
최근에는 온라인 강화와 오프라인의 차별화를 전면에 내세우며 체질개선에 몰두하고 있다.
 
우선 강 대표는 올해 온라인사업 강화를 최우선에 뒀다. 지난해 11월11일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 행사가 이같은 전략의 직접적 계기가 됐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매출액이 28조원을 기록하며 국내 백화점 1년 매출과 맞먹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강 대표는 온라인에서의 정면승부 없이 미래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이에 롯데백화점 온라인몰인 엘롯데의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고 오프라인 매장과 연계한 콘텐츠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10% 이내인 온라인 매출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30%까지 높이겠다는 게 강 대표가 내세운 청사진이다. 아울러 ‘디지털 전환’을 위한 인공지능(AI) 도입도 적극적이다.
 
강 대표는 최근 "지난해 선보인 AI 채팅 로봇 로사와 로봇 쇼핑 도우미 엘봇이 디지털화의 시작"이라며 "스마트 쇼퍼, 스마트 테이블, 스마트 로커 등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가 더 쉽고 편하게 쇼핑할 수 있는 정보기술(IT)을 꾸준히 개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온라인 강화와 별개로 오프라인 매장의 차별화된 경쟁력 구축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강 대표는 취임 직후 미니백화점 '엘큐브'를 선보이는 등 점포 내 콘텐츠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 3월부터 '롯데다움'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편집샵 확대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 구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맞춘 백화점 주도의 매장 구성과 상품의 필요성을 느껴 매장 차별화에 나섰다"라며 "이번 상반기 매장 구성에서 롯데백화점이 주도적으로 트렌드를 이끌어 갈 수 있는 '편집매장'을 20개 오픈해 10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 대표는 또 유통업계 화두로 떠오른 '체험형 매장'도 주목하고 있다.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기 위해 롯데 아울렛 광명점에는 프라모델과 피규어 카페 '하비 플레이스 토비즈'(TOBBYS), 만화책 전문 매장인 '마블·DC 코믹 스토어'가 들어선다. 부산 본점에는 야구, 축구 등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레전드 히어로즈' 매장을 연다. 향후에도 소비자들이 오래 머무르고 싶고 다시 와보고 싶은 즐거움을 주는 체험형 콘텐츠를 쇼핑과 접목시키는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최근 폐막한 평창동계올림픽에 맞춰 선보였던 마스코트 상품 등 관련 마케팅이 성공적인 결과를 낳자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한 상품을 더욱 확대한다는 게 강 대표의 복안이다. 일반상품과 달리 캐릭터상품과 같이 콘텐츠를 활용한 상품은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 모으는 힘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은 최근 증축과 리뉴얼을 마친 뒤 젊은층에 인기가 많은 카카오프렌즈, 라인프렌즈 등 캐릭터상품점을 확대하고 건담과 같이 성인들이 찾는 장남감 등 콘텐츠 활용 상품을 대폭 늘렸다. 테마형 캐릭터상품점도 만들어 유행에 맞춰 인기를 끌고 있는 캐릭터상품을 배치할 수 있도록 했고 가상현실(VR) 체험존과 같은 다양한 체험형 콘텐츠도 각 층별로 입점했다. 또, 3월 롯데백화점 잠실점에는 SBS에서 방영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런닝맨'의 캐릭터상품 팝업스토어를 업계 최초로 여는 등 올림픽 이후에도 콘텐츠 활용 상품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업계가 많이 위축된 게 사실이지만 돌파구를 찾기 위한 변화와 주문이 계속되고 있다"며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와 롯데에서만 만날 수 있는 차별화된 매장을 구성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고 말했다.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왼쪽위)과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사진/롯데백화점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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