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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부회장, G2 위기에 R&D 강화로 돌파구 찾는다
"중국 로컬 자동차의 품질과 안전도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
2017-08-04 06:00:00 2017-08-04 06:00:00
[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올 상반기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현대·기아자동차가 오히려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005380) 부회장은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자동차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며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위기일 수록 장기적인 안목에서 오히려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의 R&D 투자액은 사상 최대인 2조352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2조1724억원)과 비교할 때 1800억원 증가한 수치다. 매출 대비 R&D 비중 역시 2015년 2.4%에서 지난해 2.5%까지 상승했다.
 
현대차의 R&D 투자액은 창립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4년에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2조원대를 돌파했으며 2% 초반에 머물렀던 매출 대비 R&D 비용 비중도 2% 중반까지 높아졌다.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 중국과 미국 등 'G2' 시장에서의 판매량 감소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이지만 올해도 R&D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이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이유는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커넥티드 자동차 등에 대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정 부회장은 특히 자율주행차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차는 시스코와 협업해 차량 내부 데이터 송수신 제어를 위한 차량 내 초고속 통신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하고 커넥티드카에 최적화된 운영체제(ccOS) 개발을 진행중에 있다. 또한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직접 이스라엘을 찾아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만나는 등 이스라엘 모빌아이와 자율주행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독자적인 자율주행 프로그램 공동개발에 착수한 상황이다.
 
정 부회장은 2020년까지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고 2030년 무인차 개발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실적 하락은 단순히 사드 때문 보다는 경쟁력 약화가 원인"이라며 "중국 소비자들의 홀대는 브랜드 이미지에서 일본 차에 밀리고 중국 로컬 자동차의 품질과 안전도가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현대차가 R&D에 투자하는 금액은 지난해 기준 4조원 정도로 이는 매출액 대비 2%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규모가 증가 추세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현대·기아차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확대해 신기술과 신차개발에 매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CES에 참석해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를 시승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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